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2년 5월 10일 목요일

내해 좋다 하고







내해 좋다 하고 남 슬흔 일 하디 말며
남이 한다 하고 義아녀든 좃디 마라
우리는 天性을 딕하여 삼긴 대로 하리라


                                     (변계량)



내가 좋아한다고 해도 남이 싫어하는 일은 하지 말며
남이 한다고 해도 옳은 일이 아니면 따라하지 말라
우리는 하늘이 주신 성품을 지켜 천성 대로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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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고관대작들은 경복궁 주변의 북촌에 주로 기거했고, 반면 벼슬이 떨어진 가난뱅이 선비들이 모여 살던 곳은 저만치 떨어진 남산골이었다.
이희승 선생의 수필 '딸깍발이' 를 보면, 이들 남산골 샌님들은 가난에 찌들지언정 선비로서의 꼿꼿한 기개와 절조를 잃지 않고 살았다고 이야기 한다.
꼬장꼬장한 선비들의 고지식함, 자존심, 지조...
이런 것들이 바로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지주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요즈음 우리 사회에 흐르는 풍조들을 보면 마음이 갑갑해져옴을 숨길 수 없다.
옛부터 배워온 미풍양속을 존중하면 수구꼴통 취급받음은 물론이요, 선도적 역할을 하여야 할 대중매체들은 서로 저질화 경쟁을 벌이고, 신성한 교육의 현장은 지식을 파는 돈벌이 시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극단적 이기주의는 말할 것도 없고, 스스로 무지한 줄도 모르고 목소리만 높이는 대중, 또 그를 선동하고 이용해먹는 정치세력들, 어떤 나라에도 밀리지 않을 제도적 구조적 부패와 타락, 그리고 거짓말들...
이러고도 우리 사회가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마치 빅뱅을 기다리는 혼돈의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 같다.

아침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을 뜨면, 집앞에 배달된 조간신문을 편안한 마음으로 펼칠 수 있는 나라였으면 좋겠다.
아이들 하나 하나가 매일 기쁜 마음으로 학교를 가고, 선생님의 사랑과 믿음 속에 교육을 받고 친구들과 즐겁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나라였으면 좋겠다.
어른들이 정직하고 염치가 있어 가족과 이웃과 나라를 위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나라였으면 좋겠다.
호시탐탐 노리는 외적들이 있어도, 나라를 지키는데에는 모두가 힘을 합하여 그 어떤 나라도 우리를 함부로 볼 수 없는 나라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안에 사는 국민 모두가 행복해 하는 그런 나라였으면 좋겠다.

천성을 딕하여 삼긴 대로 하면 그리 되지 않을까나...? ^^


(201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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