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술을 취케 먹고



술을 醉케 먹고 두렷이 안자시니
億萬 시름이 가노라 下直한다
아희야 盞 가득 부어라 시름 전송하리라


                                    (정태화)


술을 취하도록 마시며 여럿이 둘러앉았으니
억만가지 시름들이 떠난다고 작별인사를 한다
아이야 잔을 가득 채워라, 시름을 이별주로 전송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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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제로서의 술...
수필가 조지 버나드 쇼도  '술은 삶을 꾸려가게끔 버티게 해주는 마취제' 라고 비슷한 뜻으로 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맥베드' 에서 '술은 빨간 코와 잠과 오줌을 가져다준다' 고 했고...
가수 프랭클린 시나트라는 '술은 인간의 가장 나쁜 원수인데, 성경에 원수를 사랑하라고 해서..."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술.
사람이 술을 즐겨야지 술이 사람을 갖고 놀면 안될텐데 말이다. ^^

아릴랜드의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중 유명한 것 하나를 읽어보자.


A Drinking Song


                             by William Butler Yates


Wine comes in at the mouth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Before we grow old and die.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술은 입으로 들고
사랑은 눈으로 든다
우리가 늙어 죽기 전에
알아야 할 진실은 이것 뿐.
나는 잔을 들고
그대를 바라보며 한숨 짓는다.


술이 나오는 멋진 시 라면, 소월의 '님과 벗' 을  또 뺄 수 없다.


님과 벗


                        김소월


벗은 설움에서 반갑고
님은 사랑에서 좋아라.
딸기꽃 피어서 香氣로운 때를
苦草의 붉은 열매 익어가는 밤을
그대여, 부르라, 나는 마시리.


캬~
마시지 않아도 취하는 듯하다.
취하는 것 좋을씨고~ ^^

결국 인생이라는 것이 취하는 것 아니겠는가?
술의 향기에 취하고,
꽃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님의 눈빛에 취하고,
세월의 덧없음에 취하고,
사람의 따뜻한 정에 취하고,
......
앞뜰 감나무에 매달린 까치밥에 취하고,
초만원(草滿園) 중국집 탕수육 달초름한 맛에 취하고... ^^

아, 세상 참 살 맛 나지?


(201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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