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21일 목요일

Olympus Pen EE-3 (1)



Olympus Pen EE-3 (1)






오늘부터 이야기할 친구는 올림푸스 펜EE-3 다.

나이 좀 드신 분들은 아! 그 카메라 하실 것이, 예전에 소풍 가던 날 (소싯적에 ^^), 사진관에서 필름 한 통 끼워서 빌려주던 그 삼천원 짜리 카메라가 바로 이 친구이기 때문이다.
필름을 절반씩만 쓰니 24방짜리로 48방을 찍고, 36방짜리로는 72방이 넘도록 찍어댔다. 처음엔 사진관 아저씨가 실수로 필름을 많이 넣어준 줄 알고 좋아라 하다가, 돌려 줄 때는 얼른 카운터에 올려놓고 부리나케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나오게 만들었던 그 친구이다.
단단하기는 또 어찌도 단단하던지 두어번 고궁 뜰에 떨어뜨려도 끄떡 없는 친구가 바로 이 Pen EE-3 이다.
                                                           그러곤 까맣게 잊었었다... 
이눔 저눔,번쩍거리며 뽀다구 나는 눔에, 필름도 필요치 않는 편리한 눔에... 정신이 팔려서, 너무 쉽게 잊어버린 것이다.
그게 세상사는 방법이려니...


이 친구를 다시 만난 건, 아마 2002년 장마지는 여름어느 날이었다.
영등포역 지하도에 있던 한 오래된 카메라점이 문을 닫게 되면서 폐업세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 친구가 거기에 같이 있는 것이었다.
그도 좋은 기종들에게 밀려 변변한 자리 하나 차지하지 못하고, 길바닥에 모조지만 달랑 깔아놓은 지하도 바닥에, 오천원 빨간 꼬리표 하나 붙이고 태연스레 앉아있었다.
이 친구 모셔다놓고벌써 몇 년이 그냥 흘렸는데...

서설이 너무 길었으므로 각설하고...
지난 달부터 카메라 수리를 배우기 시작한 이래, 제일 만만한 놈 하나 골라서 분해 조립을 하려고 몇 번을 마음 먹던 차, 오늘 이 친구와 드디어 눈이 맞았다.

주인장. 날 그대의 도구로 써주소서.
그대가 원한다면 기꺼이...

그래서, 오늘부터 (심심하니까^^) 교본도, 매뉴얼도, 분해조립도도 없이 기냥 시작해보기로 한다. 
분해했다가 그냥 역순으로 조립하면 되는거 아닐까?

먼저 필요한 도구는... 있는 도구만 가지고 한다. (^^:)


처음에 비교적 간단한 관계로 top 부분의 분해는 우습게 넘어가고... 아니지.
그래도 순서대로 가면,

1) 필름 리와인더를 들면 바닥에 숨어있는 두개의나사, 빼낸다.
2) 손목걸이 바로 밑에 숨어있는 나사, 역시 빼낸다.
3) top을 들어올리면 전선 하나 따라올라오는데 접점 위치만 살피고 떼어낸다.
4) 바닥도 2개의 나사를 제거하면 바로 떨어져나온다.
5) 전면부 껍데기를 과감히 다 뜯어내면 렌즈 주위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나사 4개를 뽑아내고 고정되어 있던 양쪽 철편을 들어낸다.

자, 이제부터는 사진을 곁들이면서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분해하기 전의 모습을 하나 찍었어야 했는데 잊어버린 관계로 그냥상상만 하기로 한다.
.
자, 이것이 이제까지의 과정이 끝난 EE-3의 모습이다.



일단 왼쪽 스프링 위의 셧터를 눌러보고, 작동과 전혀 상관이 없는 뷰파인더 박스를 떼내기로 한다.
아, 뒷덮개를 먼저 뜯어내다가 뒷덮개 잠김쇠 나부랭이가 스프링과 함께 쏟아졌다. (실수^^)
그것이 EE-3 중앙 뒤에 가로누워 있는 부속이다.
가만히 보니까 정면조리개 위의 큰 나사가 뷰파인더 박스를 지지하고 있다. 떼어 낸다.

(200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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