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24일 일요일

달빛 아리아



달빛 아리아






무길도의 달빛 아름다운 밤이다.
말 좋아하는 사람의 말대로 20여년 내의 최대 크기의 수퍼문(super moon) 인지 뭔지는 모르겠으나, 평소보다 약간 커보이는 달이 구름 자락을 뚫고 달빛을 흘려준다.
이런 날은 베란다에 의자 놓고 앉아 커피 한 잔 뽑아들고 베에토벤의 월광곡이나 디립다 한 삼십번 들으면 좋으련만...
야밤에 음악 틀어놓고 그리하면 옆집에선 경찰에 신고할 것이고, 지역신문엔 또 '달빛이 인간의 광기에 미치는 영향' 이니 뭐니 하며 떠들어 댈테니 할 수 없이 상상으로만 즐길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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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첫째 아이의 밴드 연주회가 있는 날이다.
오후에 녀석의 테니스클럽 원정경기가 있어서 시간이 부족할 것 같더니, 아니나 다를까 연주회 시작은 7시인데 팀 경기가 6시가 넘어서나 끝나고 말았다.
서둘러 연주회 때 입을 옷과 요기할 것을 챙겨 가지고 학교 앞에서 조마조마 기다린다.
6시 40분, 드디어 학교버스 도착.
녀석은 우리 차로 뛰어와 정신없이 이것저것을 주워먹은 후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오디토리움으로 또 열심히 뛰어간다.

그래도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이라 신경질 부리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마음을 곱게 써야 악기 소리도 이쁘게 나는 법이니께... ^^
휴우~ 내가 이렇게 녀석들 눈치 보면서 산다니...
우리 부모님도 내 눈치 보면서 사셨을까?
아마도 그러셨던 것 같다. --;; (미안합니다)
자식 키우는 게 뭔 죄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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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악기를 한다는 게 참 XX하다. ^^
우리 늙은 할마이 선상님은 내 바이올린 소리가 제대로 안난다고 벌써 2주째 똑같은 부분을 반복해 시키고 있다. (내가 블로그에다 서러운 일 다 이야기하는 거는 모를거다)
나름 시간 내서 연습도 하고 좀 지루하면 새로운 곡도 내 멋대로 낑낑거리며 연습해보았더니, 할마이선상은 그게 주제 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먼젓번에우리 부부 찍어준 사진을 주면서 카드를 같이 주길래 무언가 하고 열어봤더니, 격려의 말(A note of encouragement) 이라고 하면서,
'네가 바이올린으로 좋은 소리를 내게 되면 우리가 더 어렵고 더멋진 곡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 지금은 좋은 음계를 들려다오. 지금은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누가 그거 모르나...? 
할머니도 한 번 생각해보슈, 나이 오십에 바이올린 배우는게 쉬운 일인지...
자기도 때론 삑삑 소리 내더구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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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하간, 그래도 할마이가 늙으막에 제자 하나 두고서 공짜로 바이올린도 주고 레슨비 하나 없이 가르치느라 수고가 많다.
쩝, 그래도 열심히 해야지 않겠는가?
그래야 할마이도 신이 나고 무길도한량의 깽깽이 실력도 늘테니까...
자자,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화이팅!!

그런 의미에서...
언젠가... (아주 먼 언젠가 말이다^^) 무길도한량이 연주할 곡 하나를 듣고 넘어가자.

먼저 쪼끔 아는 체 하고 들려드려야 쓰것는디...
요거는 그 유명하신 바하선상께서 작곡하신 '관현악모음곡 3번 라장조' 에 나오는 것인디, 나중에 아우구스트 빌헬르미(August Wilhelmj)란 사람이 이 곡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용도로 편곡을 하면서 다장조로 조옮김을 하고 나자,바이올린 네 줄 중 가장 굵은 G선 하나로만 연주할 수 있었다고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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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톱! 정답!
예전 장학퀴즈에선 이만큼쯤 나오면 스톱거는 사람이 나왔어야 했다.
정답은?
'G선 상의 아리아' 입니다.
네, 정답입니다! (딩동댕~)

오늘은 최고의 선율을 들려주는 장영주의 연주로 들어보겠습니다.
G선 상의 아리아(Air on the G String) 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2rpifOVKsug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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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히도 오늘 연주한 4개 밴드에서 장영주 정도의 완성품은 없는 듯 했으나, 모두 열심히 음악을 즐기며 즐겁게 연주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예전에 어렸을 때 매일 가방운전하며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피아노학원으로 늦게 도착했다 끝나기 무섭게 뛰쳐나가던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 땐, 왜 그것이 좋은 약이란 걸 몰랐었을까...?
(나 쳐다보지 마시오. 난 피아노학원 근처도 못갔었으니까... ^^)
하긴, 요즘 나도 레슨이 끝나면 총알처럼 도망나오니까, 더 잔소린 말아야겠다.

휘영청한 달빛을 받으며 바닷가에 서서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있는 그 날을 그리며,
무길도한량은 오늘도 휘-청거리는 486의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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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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