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24일 일요일

바다여행 I



바다여행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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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그리웠다.
수십겹으로 밀려오는 포말로 풀어내는 억겁의 함성들이 가득 찬,
바다가 그리웠다.
휘몰아치는 폭풍우 속에 내 자신을 감당할 수 없도록 흔들어대는,
바다가 그리웠다.
그리고 그 잔잔함 속에 침묵케 하는, 살아있는
바다가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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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이란 한달의, 지루한 휴지기(休止期)를 마감할 여행으로 바다는꼭 맞는 곳이었다.
서해바다 출신의 나와 남해바다 출신의 집사람이 아니던가.
한동안 만지지 않아 낯설어진 카메라...
아, 맞다. 여기에 셧터 있었구나... ^^
나의 편치 않은 허리 덕분에 여행과는 담을 쌓고 살았던 가족들은, 잃었던 기억들을 찾아 여행을 위한 물품들을 준비한다.
쌀도 챙기고 군것질거리도 챙기는 대목에서 아이들은 더더욱 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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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는 곳은,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Schooner's Cove Inn.
1806년 Lewis & Clark 탐험대가 도보로 다녀간 이후, 1846년 "태평양의 무덤" 이라고 불릴 만큼 격랑으로 유명한 이곳을 겁도 없이 통과하려던 미국해군의 스쿠너(schooner: 마스트가 두개 이상인 범선) 한 척이좌초된다.
그리고 1898년 그 스쿠너에 실려있던 대포(cannon)가 이곳에서 발견된다.
하여, 이름하여 Cannon Beach 로 불리워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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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쉬지 않고 뒤척였고 소리지르며 몰아쳤다.
잠시 잠시 햇살을 주면서도 손톱만한 우박과 급작스런 소나기와 볼이 얼얼할 정도의 바람으로 하루내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던 바다.
날개죽지가 튼튼하기로 유명한 바다갈매기들도 오늘은 비행을 취소한 채 쉬기로 한다.
스쿠너가 침몰하던 날도 오늘과 같았을게다.
삽시간에 하늘은 캄캄해지고 파도는 뱃전을 넘실대며 벽을 때리고 기세 좋던 최신형 스쿠너는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모로 눕기 시작한다.
위급을 알리는 짧은 비상종소리는 메아리 없이 퍼져나가고...
땡. 땡. 땡.땡. 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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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 say that Cannon Beach is                      사람들은 캐넌비치가
......a place on the Oregon shore.                     오레곤 해변에 있는 곳이라 말하지.
I rejoin that it is a secret place,                         그러면 난 이렇게 대꾸하지.
......within the mind ?                                          그곳은 우리 마음 속에
......where one flies kites                                   연을 날리며 자유를 꿈꾸는
......and dreams of freer times.                         비밀의 장소라고 말이지.
Rock sculptures                                                 바위로 된조각품들이
......rise like ancient Titans                                바다로 부터 옛적
......from the ocean.                                            해신 타이탄처럼 솟아오른 곳.
Walking and feeling                                           파도에 부드럽게 굴곡진
......the smooth ocean shaped                          백사장의 모래들이 발바닥에 닿으면
......grains of sand                                              오랫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against the soles of the feet                        깊은 생각들로 나를
......open thoughts long hidden.                         이끌어 주는 곳.
One early morn,                                                  어느 이른 아침,
......sensing that this moment                            이 순간이야 말로 하나님이
......is the Creator's special personal gift         내게 주신 최고의 선물임을 깨닫고
I sigh,                                                                   나는 탄식하여 말하지.
......"Ah, Cannon Beach, your waves                아, 캐넌비치여, 너의 파도가
......have left their imprints on my soul"             내 영혼에 자국을 남겼구나 라고.

(Cannon Beach, by Bob Ca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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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창가에 나란히 앉아 또 다른 먹구름의 바다가 일몰을 삼키어 가는 것을 지켜본다.
석양을 보지 못하고 카메라에 담지 못함을 안타까워 하기 보다는,
그것을 위해 또 다시 언젠가 이곳에 돌아올 수 있음에 감사를 드린다.
몇 년만에 맛보는 삼분카레의 매운 맛과 함께 바다는 점차 모습을 잃어간다.

멋진 바다, 멋진 하루...
빨리 잠을 청해야겠다.
그래야 빨리 아침이 와서 또 바다를 볼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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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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