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22일 금요일

Petri FT II (3)

Petri FT II (3)






반대편으로 가면, 필름 어드밴스 레버와 셧터 스피드 다이얼이 기다리고 있다.
가만, 셧터 릴리즈 버튼은 어디에 있을까? ^^
그건 재미있게도 앞쪽, 렌즈 마운트 옆에 바짝 붙어있다.



셀프 타이머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꺾어놓고 그 뒤에 숨어있는 작은 단추를 누르면 작동 시작.
셧터 릴리즈 버튼이 앞쪽에 있으니까 가운데 손가락을 자꾸 사용하게 되는데.....
이 방법이 좋은건지,  top 위에 있어서 집게 손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무지하게 우왁스러워 보이는 고정나사 제거. (생각보단 잘 돌아간다)



그 밑으로 자리한 고정판을 들어내면 스프링 와셔가 하나 얌전히 기다리고 있다.
아무 주저함 없이 바로 들어내면 필름 어드밴스 레버의 차례.



아무 문제 없지요.

다음은 셧터 스피드 다이얼.
사실은 여기가 가장 큰 문제이다.
그건 어떤 트릭이 숨어있다든지 또는 적당한 도구가 없다든지 하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바로 세월.
셧터 스피드 다이얼에는 2개의 고정 셋트스크류가 있는데, 부식이 심해서 다이얼과 같이 붙어버린 것은 물론이고 넓적 드라이버를 대고 돌리려고 힘을 주면 나사홈이 부스러지는 것.
고민을 한참 하다가 드라이버를 놓는다.

아는 분 중에 이런 분이 계셨다.
거의 80세 정도까지 건강히 (?) 잘 지내시다가, 어느날 감기가 심해 병원에 주사 맞으러 갔다가 큰 병이 진행되고 있음을 통보받고 바로 입원, 3일 후 수술에 들어가서 문제의 부위를 여는 순간 그 몹쓸 병이 탁 퍼져버려서 그만 돌아가신 것이었다.
수술을 안했다면 (항상 뒷북치는 '만약' 이지만 말이다) 과연......?

물론 정확한 비교는 아니다.
하지만 썪음 썪음 하고 지저분하지만 아직 작동에는 이상이 없는 FT2.
더 이상 파고들지 않는 것이 천수(天壽)를 누리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냥 현재까지의 상태에서 닦고 조이고 기름쳐 주기로 한다.

노래나 하나~ 꽝!


황성(荒城) 옛터에 밤이 드니 월색(月色)만 고요해
폐허(廢墟)에 서린 회포(懷抱)를 말하여 주노라.
아- 가엾다 이 내 몸은 그 무엇 찾으려고
끝 없는 꿈의 거리를 헤매어 있노라.

성(城)은 허물어져 빈터인데 방초(芳草)만 푸르러
세상이 허무(虛無)한 것을 말하여 주노라.
아- 외로운 저 나그네 홀로 잠 못이루어
구슬핀 벌레소리에 말없이 눈물져요.

나는 가리로다 끝이 없이 이 발길 닿는 곳
산을 넘고 물을 건너서 정처(定處)가 없어도.
아- 괴로운 이 심사(心事)를 가슴 깊이 묻어놓고
이 몸은 흘러서 가노니 옛터야 잘 있거라. 



남인수 '황성 옛터'

(200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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