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22일 금요일

Pentax Spotmatic II (1)



PENTAX Spotmatic II (1)








FM.
세상을 살다보면, 우리는 교과서처럼 살아가는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우리는 이들을 FM 이라고 부른다.
FM = field manual => 교범 (敎範) => 교과서

고집세고, 고지식하고, 때론 답답하기도 하고, 또 때론 사람 반쯤 미치도록 속 터지게 만드는 그러한 친구들.
남산골 딸깍발이의 지조와도 통할까?

하지만, 자꾸만 더 가벼워지고 자꾸만 더 간사해지는 이 세상에서 점점 더 그런 FM들이 그리워지는 이유는 왜 일까?
한탕주의나 이기주의와 뚜욱 떨어져 사는 이 FM들이 자꾸자리를 잃지 않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펜탁스 스팟메틱 (Pentax Spotmatic).
그리 화려하지도, 크게 볼 품도 없지만, 이 친구가 바로 기계식 수동식 카메라의 교과서로 통하는 친구이다.
대가 Thomas Tomosy는 Spotmatic 분해를 하면서 셧터 커튼까지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이제 전문가 (expert) 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이 카메라를 교과서 삼아 익히고 또 익힐 것을 권장하였다.

이 친구의 배경에 대해 먼저 공부해보자.

Pentax Spotmatic은 아사히광학 (Asahi Optical, 나중에 Asahi Pentax) 이 1964년 부터 1976년 까지 생산한 35mm SLR (Single Lens Reflex, 일안반사식) 카메라 씨리즈이다.

1960년 Photokina에서 아사히는 Spot-matic 프로토타입을 선보이는데 이 카메라는 스팟미터(spot meter)라는 새로운 노출 측정방식을 장착하여 상당한 인기를 끈다.

하지만 1964년 양산이 시작되고 나타난 카메라는 스팟 미터링이 아닌, 또 다른 새로운 방식, 즉 펜타프리즘과 같이 붙은 CdS 셀이 스크린을 통한 빛을 측정하는 TTL (through-the-lens) 노출방식을 채택한 새로운 카메라였다.
물론 TTL 방식을 채용한 SLR 카메라가 Spotmatic 이 처음은 아니었다.
Topcon 카메라가 이미 이 방식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뭔가에 의미 부여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말하길, "TTL 계측방식의 최초의 성공적인 모델" 이라고 하게 된다.

여하간 이 성공적인 카메라는,이름은 "Spotmatic", 하지만 방식은 "TTL" 의 어정쩡한 것이었지만 확실하게 성공에 성공을 거듭한다.
어느 정도로?
1952년 아사히가 Asahiflex를 생산하기 시작하여, 1966년에 이르러서 SLR 생산 일백만대를 돌파하게 되고, 그 후 다시 3년 후 또 일백만대를 넘어서게 된다.
잘 와닿지 않는다?
Spotmatic 생산기간에는, 어떤 주어진 한 달 동안 모든 생산업체에서 생산된 전체 SLR 카메라 숫자 보다도 아사히의 생산량이 많았다.

결국은 이 인기와 판매량이 다른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Spotmatic은기계식 SLR의 교과서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고, 지금까지도 고전으로 대우받고 있는 것이다.

이 카메라의 특징 중 하나는 미터 스위치가 미러 하우징 (mirror housing) 옆에 달려 있어서, 누르면 미터 온, 렌즈는 적정 조리개값으로스톱다운(stop-down) 한다.
뷰파인더 안의 화살 포인터는 +, 0, - 를 표시하고, 노출이 되고 나면 미터는 자동으로 Off.

Spotmatic II (SP II) 는 1971년 부터 생산된 개량형으로, 여러가지 개선된 부품 디자인과 3200ASA 추가, 내장형 hot shoe flash contact 을 갖추고 있다.


요기까지만... (나는 세일즈맨이 아닌 관계로^^)



이 친구는 지난번, "크리스마스 지름신 강림 대기념 이벤트" 때 $14.36 (험! 험!) 라는 대특매가로 들어온 친구인데, 세월의 더께가 곳곳에 묻어나는 모습을 하고 있다.
크롬 top 커버 위로 수 많은 잔주름들...





물동이 인 시골 아낙네의 뒷모습 처럼 수더분하다.
바닥을 보면, 이 친구가 겪어온 온갖 풍상을 절감할 수 있다.


(200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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