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24일 일요일

그 꿈을 잊었는가



그 꿈을 잊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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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안개 걷히는 골프장 연못가엔 
밤 사이로 청동오리 한 가족이 날아들었다.
긴 피한여행에 지쳤는지 
모두 안짱다리를 하고 뒤뚱거리고 있다.

뿌연 먼지처럼 아침햇살이 내 창으로 퍼질 무렵,
후덕하니 생긴 우체부 아줌마는
서울에서 매제가 보낸 듬직한 소포 하나를 놓고간다.
최신형 노트북.
컴퓨터 보다도 더 큰 마음 같은 버블랩들이 가득 들어있다.

귀퉁이가 헤질대로 헤진 검정도화지 사진첩의
덕지덕지 붙은 채 누렇게 변한 흑백사진들처럼...
또는 희미한 불빛으로 아직도 탈탈거리며
그날들의 비 내리는 활동사진을 돌려주는 8mm 영사기처럼...

아주 오래 전 
먼지 가득 찬 다락방 보리박구 틈 사이에서 
어떤 소년이 꿈 꾸었던,
또 그보단 조금 덜 오래 전
방황의 옹이들이 무자비하게 박히던 그날
냉랭한 소주 한 잔으로 삼켜버렸던,

화두는 다시 던져진다.

그 꿈을 잊었는가?

햇살처럼 빛나고
신록처럼 싱그럽고
봄날처럼 화사하던
그 아름다운 우리들의 
젊은 꿈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거리엔 꿈을 잃은 낙엽들이 뒹굴기 시작한다.
이름 없는 잎새 하나 하나 마다 긴 한숨 한줄기다.
은행나무 줄기에 짙게 골이 간다.
냉랭한 가을바람 끝엔 절망감만 물씬하다.

아니,
다시옛꿈으로 돌아가보자.
시계바늘을 뒤로 돌려보자.
천지간에 사람이 하나 들 때마다
창조주는 꿈을 하나씩 심으셨다.
나의 그 꿈을 찾아보자.

인생은 오십부터 라는 무길도한량의 모토처럼,
아직도 늦지 않았음을 이야기하자.
꿈 꾸길 멈추는 순간부터 늙어감을 잊지말자.
그리고 다시 물어보자.

그대, 그 꿈을 잊었는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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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3년전,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도 한글윈도우즈와 오피스가 깔린 랩탑을 보내주었던 매제는 이번에도 내가 컴퓨터 때문에 마음 고생함을 알고 또 랩탑을 보내주었다.
이런 매제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
항상 신세만 지고 갚을 길은 없으니 미안하기도 하지만, 감사한 마음이 너무 커서 미안한 마음을 느낄 틈 조차도 없다. ^^
멀리서 말로만 감사함을 전하며...

매제가 등장하는 글:살며, 같이 먹으며(http://kr.blog.yahoo.com/ash6760044/1309)

(201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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