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13일 수요일

감사하며 살아가기

감사하며 살아가기






아침 나절 무길도엔 함박눈이 내렸다.
봄눈이구나.
하지만 따뜻한 기온 덕분에 오래가진 못하고 곧 녹아버렸다.
...!

이번 주와 다음 주에 스케쥴과 해야할 일들을 골고루 분배하여 주고,
서둘러일에서 돌아왔다.
혼자서 중요한 job 인터뷰들을진행하고 있던 아내가 쌍수를 들어 반긴다.




바람이나 쐴까?

계속되는 인터뷰로부터 아내의 긴장감을 좀 누그려뜨려 보려는 의도와
혹시나 봄눈 흔적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웬걸...
오후가 되면서 더 따뜻해진 봄볕에 눈 녹은 물마저도 보기 힘들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아내의 손을 잡고 공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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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미래를 위하여 긴 시간을 고생하며 준비한 아내의 자격증.
자랑스러운 자격증이고 빛나는 자격증인데...
시절이 하수상하니 선뜻 예전과 같은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많질 않다.

아내는 고민을 한다.
마음에 드는 A 는 아내의 요구를 완전히 충족시켜줄 수 없고, 덜 마음에 드는 B 는 아내의 원하는 바를 채워주고도 남고...

서로아무 말 없이 한동안을 걸었다.
저만치에서 다람쥐가 휙하니 길을 가로지르다가 우리를 보고 잠시 멈칫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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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기까지 오는데 참 힘들었지?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거에 감사해야지...
그래, 모두 건강하고 모두 자기 자리에서 잘 하고 있다, 그치?
그럼, 모두 잘 하고 있지... 앞으로도 잘 할거고...

하나님은 내게 어떤 길을 열어주신걸까?
글쎄...
혼자 내리기 힘든 결정의 순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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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아, 저 하늘 좀 보아.
숲을 나오자 언덕 위에 서 있는 나무, 가지들 사이로 파래질만큼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이젠 정말 봄이 온거겠지?
그럼...
눈이 펑펑 왔는데도...?
그럼... 눈이 왔다해도 봄은 봄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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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앉았다 가자.
깨끗하게 말라버린 벤치에 어깨에 둘렀던 카메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내는 앉지 않고 한참을 서서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그녀의 기도 소리가들리지는 않았지만,
난 그녀가 간절히 구하고 있다는 것을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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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은 싱긋싱긋 웃으면서 돌아오는 시간이었다.
아무런 결론도 얻은 것은 아직 없지만 그래도 그 길은 기쁜 길이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아오는 즐거운 길이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옴에 나는 감사한다.
우리 집에도 봄이 오고 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아내에게 그나마 선택의 기회를 주심에 감사한다.

(200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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