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15일 금요일

주여! 나에게 이런 자녀를 주옵소서



주여! 내게 이런 자녀를 주옵소서









서울에 계시는 나의 아버님께서 누렇게 햇빛에 바래버린 족자를 보내오셨다.
펼쳐보지도 않고 나는 단번에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환호성을 질렀다.
세월이 지났어도 그 족자에서 묻어나오는 무게와 느낌은 여전했다.

약 한 20여년 전에,나름대로 뜻한 바 있어 외국으로 나가 도(道)를 닦고 있을 때였다.
생각지도 않은 국제소포에 놀란 마음에, 또 무엇을 이리 보내셨을까 하며 흥분되는 마음을 달래가며 뜯은 박스에는,
인스턴트 비락 단팥죽30개.
농심 육개장 사발면 20개.
그리고 깨끗하게표구된 두루마리 족자 하나가 들어있었다.
그 당시 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던 두가지 먹거리와 함께 온 족자는 붓글씨 쓰시는 아버님이 친히 나를 생각하며 써주신 '맥아더 장군의 아들을 위한 기도문' 이었다.
그것은 이렇게 되어있다.


주여! 내게 이런 자녀를 주옵소서


약할때 자기를 돌아볼줄아는 여유와 두려울때 자신을 잃지않는 대담성을 가지고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자녀를 저에게 주옵소서


생각해야 할 때 고집하지 말게 하시고 주를 알고 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기초임을
아는 자녀를 저에게 허락하옵소서


원하옵나니 그를 평탄하고 안이한 자로 인도하지 마옵시고고난과 도전에 직면하여 분투 항거할 줄 알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폭풍우 속에서 용감히 싸울 줄 알고패자를 관용할 줄 알도록 가르쳐 주옵소서


그 마음이 깨끗하고 그 목표가 높은 자녀를 남을 정복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장래를 바라봄과 동시에 지난날을 잊지 않는 자녀를 저에게 주옵소서


이런 것들을 허락하신 다음 제 아들에게 유머를 알게 하시고생을 엄숙하게 살아감과 동시에생을 즐길 줄 알게 하옵소서


자기자신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게 하시고겸허한 마음을 갖게 하시어참된 위대성은 소박함에 있음을 알게 하시고참된 지혜는 열린 마음에 있으며참된 힘은 온유함에 있음을 명심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나 아버지는 어느날 내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았노라고 고백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그리고 그 밑으로, 쓰신 날짜와 아들 아무개를 위하여'아빠' 씀 이라고 적어놓으셨다.
감동이 밀려왔다.
평소 서로 대화라는 것이 잘 없었는데, 맥아더의 기도문을 빌어 당신께서 내게 하고 싶으셨던 말씀을 이렇게 전달하신 것이었다.
물론 기도문 그대로 100% 이루어진다면 군자(君子) 하나 탄생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거기까지는 도달하지는 못하고 한량(閑良: 이게 사실 漢梁 이어야 하는데...) 에 머무르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겠지?
하지만, 중요한 건 그래도그 친필 족자를 벽에 붙여놓고 시도 때도 없이 읽어보고 하면서, 나름대로내가 살아오는데큰 푯대로 존재했다는 것이었다.

이번 긴 여행을 시작하기 전, 모든 액자 및 족자는 보관상의 핑계로 두고왔는데 어떻게 이 족자를 찾아내시어 다시 보내주신 것이다.
당신께도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지만, 내게 있어서는 가장 소중한 보물 중의 하나이다.
기도문은 아들을 위한 기도문이지만, 이제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 된 지금, 내 자식들 앞에서 떳떳한 아빠가 되기 위한 기도문으로서도 상당한 의의가 있을 것이다.

혼자 보기 아까워서 공유하고자 포스팅을 해본다.
참고로 아래는 영어로 된 원문.




General MacArthur's Prayer for His Son


                                                                   by Douglas MacArthur


Build me a son, O Lord, who will be strong enough to know when he is weak, and brave enough to face himself when he is afraid; one who will be proud and unbending in honest defeat, and humble and gentle in victory.

Build me a son whose wishbone will not be where his backbone should be; a son who will know Thee and that to know himself is the foundation stone of knowledge.

Lead him I pray, not in the path of ease and comfort, but under the stress and spur of difficulties and challenge. Here let him learn to stand up in the storm; here let him learn compassion for those who fail.

Build me a son whose heart will be clear, whose goal will be high; a son who will master himself before he seeks to master other men; one who will learn to laugh, yet never forget how to weep; one who will reach into the future, yet never forget the past.

And after all these things are his, add, I pray, enough of a sense of humor, so that he may always be serious, yet never take himself too seriously. Give him humility, so that he may always remember the simplicity of true greatness, the open mind of true wisdom, the meekness of true strength.

Then, I, his father, will dare to whisper, have not lived in vain.





(200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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