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들어서 카메라 뜯어보기에 상당히 소홀한 느낌이 있다. --;;
여러가지 핑계를 한 번 나열해보자면,

하나는 바쁜 일상사로 인한 카메라 획득 및 조달의 실패,
또 하나는 작업대 앞에 앉아서 카메라 뜯기에 주력해야 할 자유로운 저녁시간의 부재,
그리고 무엇보다도 치명적인 것은, 아름다운 가을의 유혹이다.

도처에 자리한 어여쁜 가을잎들의 화사한 유혹을 떨칠 수가 없다.
내가 전문적인 사진인이 아니더라도......
그 아름다움을 사진 안에 담고 싶은 마음이 어찌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겠는가.

秋山이 夕陽을 띄고 江心의 잠겼는듸
一竿竹 빗기 들고 小艇의 안자시니
天公이 한가히 너겨 달을 조차 보내도다
(柳自新 作)

밝은 날 시간이 주어지면, 무조건 달려나가는 것이다.
가을 속으로 뛰어드는 거다,
가을로 빠져드는 거다,
가을이 되는 거다.

카메라 라는 존재는 현상을 담아내기 위한 도구일 뿐.
찍는 것이 카메라와 함께 즐기는 것이고,
찍는 것이 카메라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다.

어두운 방 안에 누워 있어도 눈 앞에 어리어리 손을 흔드는 가을잎들의 유혹.
그 오묘한 색깔의 화려함으로 내 맘을 흔들어 놓는다.
이것이 바람인게지.
해거름을 돌아 황금빛으로 바뀌는 그 숲 속에서 나는 또 길을 놓아버린다.
그대로 가을에 묻혀버린다.
(200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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