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어-, 안녕하신가?
어허-, 무길도한량께서 모처럼 행차를 하셨구랴.
나무님들 모두, 건강하신 모습들이 아주 보기가 좋구랴.
어째 그리 뜸하셨던가?
아, 그기 말씀드리자면...

우선, 좌골신경통인지 무언지가 이 몸을 바짝 누르고 앉아서... 어디 옴짝달싹 할 수가 없었지.
게다가 조금 괜찮아질만 하니까, 또 멍석 깔 곳이 더 좋은 곳이 나왔대서 옮기느라 빌빌 댔지.
예전엔 집사람과 함께 손발을 착착 맞춰서, 보기좋게 콤비네이션으루다가 뭐든 해치웠는데... 아 이거 원,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자니...
쯧쯧, 한 손에 지팡이 집고 더듬거리는 꼴이란... ^^
아, 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잖던가?

그래, 새로 옮긴 거처는 마음에 드시는가?
조금 언덕진 곳에 있다가 평지로 내려왔으니 겨울에 눈이 웬커니 와도 좀 덜 고생하것지.
수압도 좋아서 샤워기 마다 물 나오는게 완전 마사지 수준이라네.
월세도 덜고... 아, 무엇보다도 인터넷도 시원스럽게 잘 뚫려서 좋더구만.
내 잘은 모르지만, 배산임수의 형세는 갖춘 것 같지, 아마...?
허기사 그기 내겐 아무 소용은 없지만서도 말이네. ^^

원래 언덕진 곳이 좀 더 집값이 더 높지 않던가?
글쎄, 일단 값 싸고 편하면 최고 아니겠는가?
슬슬 짐 정리 좀 되는대로 사진도 찍으러 다니고, 되잖은 글도 또 써야겠지...
곧 단풍도 들기 시작할 모양인가보네.
저 앞에 선 플라터너스는 벌써 잎새가 많이 졌어?
세월을 피해갈 순 없지 않겠는가.
추석도 낼 모레니, 이제 슬슬 채비를 해야지.
그래도 작년 이맘 땐 기온이 훨씬 낮았었구먼.

아침마다 찬바람 들기 시작하던걸...
이러다가 비 한 번 지나가면 기온이 갑자기 뚝뚝 떨어질게야.
카메라 수리는 그만 두셨나?
아니, 그게... --;;
지금 뜯어 놓은 카메라도 있는데... 잘 손에 잡히질 않네 그려.
엊그제도 인터넷에서 카메라를 두 대나 더 들여는 놨는데, 솔직히 지금 필름카메라 시세가 하도 좋아서 싼값에 깨끗한 친구들로만 건졌다네.
고장난 친구들을 데려다가 고쳐 팔아야 되는데... 사실 요즘 신경이 좀 덜 간다네.
카메라 공부 할 시간도 그리 만만치 않고 말이야...
그래서 그냥 공사다망한 핑계를 대는거지, 뭐.

가을이 오고 있잖은가?
내겐 그저 또 다른 계절일 뿐일세.
수확하지도 않고, 월동준비를 하지도 않고, 아니면 자네들처럼 화사한 옷들로 갈아입지도 않는...
가을이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챗바퀴처럼 돌아오는 또 다른 계절과 마찬가지라는 것 일세.
그건 자네가 더 잘 알지도 모르지만 말일세...

그래도 가을은 특별하다네.
그런가?
내 다시 한 번 잘 생각하고 다음에 다시 이야기 더 나눔세.
오늘은 시간이 많지 않은 관계로 이제 그만 실례해야겠네.
나무님들 모두 모두에겐 안부인사 대신 부탁하네.
잘 지내시게. ^^

(2009.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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