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다녀온지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괜히 생각이 더하는 것은 아마도 추석이라는 특별한 시기를 맞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고향을 찾아, 친척들을 찾아 부리나케 움직이고...
송편과 돼지고기전 (일명 동그랑땡) 을 앞세운 뿌듯한 한가위 음식들과...
서로의 근황을 묻고 서로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뜨뜻한 인간미 나는 절기가 추석 아니던가?
저물어가는 붉은 석양을 바라보며 입맛 쩍~ 다실 때, 조용히 문 두드리는 소리...
'...가을을 재촉하는 빗소리인가?'
"주인장 계시는지요?"
"누구신지요?"
"지나가는 과객이오만, 한량께 부탁의 말씀이 있어 이렇게 drop by 합니다."
문을 열고 내다보니 Canon FTb.
얼마전 인터넷에서 "shutter does not work, film does not advance" 라는 문구를 달고 만난 적이 있다.

원래 Canon FTb 는 F-1 과 같은 세대로서, F-1 에서 교환가능한 프리즘이나 포커싱 스크린 등과 같은 몇 가지 옵션들을 제외시키고 advanced amateur 를 목표로 1971년에 발매된다.
그리고 1973년 몇가지 사소한 기능들이 추가되는데, 예를 들면 왼쪽에 보이는 pc sync socket에 스프링식 플라스틱 커버를 장착했다든지 또는 view finder screen 왼쪽 아래 구석에 조그맣게 shutter speed 가 나타난다든지 하는 것들이고, 이 모델을 FTb-N 이라고 부른다.
바로 이 친구가 바로 바로 Canon FTb-N.

아마도 이 친구가 Canon 의 완전 기계식 수동식의 마지막 주자가 아닌가 싶다.
1973년 Olympus OM-1 에서 비롯된 경박단소(輕薄短小: 가볍고 얇고 짧고 작은) 경향에 철저히 배치되는,^^... 마치 한 장의 붉은 벽돌에 잘 조각해놓은 카메라 같은...^^
그렇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시원찮던 Canon 의 SLR 세일은 풍지박산이 나고, 1976년 새로운 모델 Canon AE-1 이 등장할 때까지 먼 산만 바라보는 형국이 되었다.
mount 는 FD mount.

전용 배터리는 1.35v M20 (#625) 수은 배터리, 또는 Mallory PX-625, Eveready EPX-625.
수은 전지는 더 이상 할 수 없으므로, 대체품으로는 보청기에 주로 사용되는 zinc-air MRB625 라는 Wein cell battery 를 쓰는데, 수명이 짧은 것이 흠. (엄청--;;;)

여하간 이 친구가 아프단다...
shutter does not work, film does not advance...
눌러보니 셧터 버튼은 움직이긴 하는데 아무 연관 작용이 일어나질 않고, film advance lever 는 잠궈져 있고, mirror 는 내려와 있으며 셧터 커튼은 정상적으로 mirror 뒤에 잘 위치.
도대체 문제가 무엇일까?
보다 보니 hot shoe 가 삐뚜루 달렸네.^^

왼쪽 아래 모서리에 조그맣게 shutter speed 가 보인다.
오른쪽 노출계는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바늘이 아래쪽에 있는 돌출부분 보다 처지면 배터리 부족을 나타낸다.
뜯어보면 답이 나올까?
입 속으로 카메라의 작동 순서를 자꾸만 되뇌어본다......
(200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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