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on FE (1)

참 오랫만에 카메라를 잡아보는듯 싶다.
Minolta Maxxum 9000 이후로 이사다 뭐다 해서 카메라를 만져보지도 못하다가 막상 ebay에서 고장난 친구 하나 고르려고 하니, 그새 필름 카메라 값들이 많이 올라버렸다.
아마도 디지털 SLR 로 바꾸려던 사람들이 망설이고 지갑을 닫는 사례가 많아진 모양이다.
하기야 요즘처럼 좋은 필름 카메라를 좋은 값에 구입하기 좋은 때도 없었다.
여전에야 프로용 최고급 기종들을 어디 감히 쳐다나 볼 수 있었던가?

오른쪽 블로그 메뉴를 보다 보니 Nikon 의 숫자가 Canon을 비롯한 여타 카메라들에 비해 너무 적어서 이번엔 처음부터 맘 먹고 고장난 Nikon 을 구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호가가 껑충 뛰어버린 ebay 를 피하고, 프로들 사이에서 제법 유명한 XXX 카메라사의 고장난 중고품 리스트 중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이런 곳에서는 흔히 "As-Is" 로, 즉 "현재 상태그대로", 고장난 제품들을 파는 경우가 많은데, 리스트에 올라있는 카메라들이 무려 20,000 대가 넘나들고 있었다.
더더군다나 요즘같은 불경기엔 일단 적게 이윤을 붙여서라도 재고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세일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Nikon 중에서 전기 전자계통의 지식이 없으면 만질 수 없는 오토포커스 기종들은 제끼고, 또 부속값이 더 비싼 경우가 허다하므로 부속품이 빠진 친구들도 제끼고... 하다보니 제법 리스트가 많이 줄어들었다.
"Nikon FE, meter not working Blk BG $12.00"
노출계 작동 안함 (도전해볼만 하지?), 검은색, 상태는 ugly 를 겨우 모면한 bargain 등급에다 가격이 $12 라?
OK, Go for it!^^

Nikon FE 는 위와 같은 chrome스타일이 있고, 내가 주문한까만색이 있는데 1975년 Olympus OM-1 에서 촉발된 SLR 의 경박단소 경향에 있어서, Nikon 이 이에 부응하고자 FM 과 함께 야심차게 내놓은 카메라였다.
FE 의 완전수동형이 FM 이라고 보면 되겠는데, 당시에는 FM 에 밀렸으나 요즘들어서는 FM 보다 가치도 더 나가고 성능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는 등 더 빛을 보고 있다.
이 카메라의 가장 큰 특색은 silky smooth film winding action 으로, film advance lever 를 감아주는 맛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감는 소리도 Rolleiflex 에서나 들어봤을 것 같은, 짜르르르륵 하는 소리가 난다.

카메라를 받아들고 테스트하니 match needle 방식의 미터계가 있는데 초록색 바늘이 shutter speed, 까만색 바늘이 노출을 가르킨다.
현재는 완전수동 셔터 M90 (즉 1/90초) 상태로, 셧터는 작동 OK.

위와 같이, M90 이 아닌 다른 셧터 스피드에서는셧터버튼을 누르면 mirror up 상태로 멈춰버리고 shutter speed dial 을 M90 으로 돌려주면 그제서야 mirror down 되면서 철컥!
아울러 검은색 미터계 바늘이 움직이지 않는다.description 처럼 미터가 작동 안되는 것은 맞는데, 문제는 미터 자체가 아닌것 같다.
(200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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