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13일 수요일

가을 Aria (2)

가을 Aria (2)





찬 서리가 한 번 지나가고 나무들이 마지막 장렬한 색깔로 치장을 하고나면,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 가을을 슬퍼하노니, 이별의 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어느 시인은 이렇게 노래한다.



















시몬, 나무 잎새 져 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낙엽의 빛깔은 부드럽고 그 소리는 장엄하다.
낙엽은 덧없이 버려져 땅 위에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해질녘 낙엽의 모습은 쓸쓸하다.
바람에 불려 흩어질 때 낙엽은 부서질듯 소리지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내리고 바람이 몸에 스며든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낙엽, by Remy de Gourmont)



















잎새 끝에 이는 바람은 차다.
숲은 웅장하고 화려하고 했던 그날의 기억을 떨구지 못하고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다.
자, 이제 나도 집으로 돌아가야지.
아마도 내일쯤엔 여기도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릴 듯 하다.



















잎이 다 져 버린 나무 밑에 손을 대어본다.
다시 만나기 위한 이별은 그런거야...
어깨에 맨 Aria 를 내려 렌즈 뚜껑을 닫으며 혼자 중얼거린다.






















(200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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