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泰山이 놉다 하되 하늘 아래 뫼히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 리 업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흘 놉다 하더라
(양사언)
태산이 암만 높다고 하여도 하늘 아래에 있는 산 아니던가
오르고 또 오르고 자꾸 시도하면 못 오를 리 없건만
사람이 오를 생각도 않하면서 지레 산만 높다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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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조를 배울 때만 해도 태산은 중국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알았다.
세월이 흐르고 지식도 쪼끔 더 늘고 보니 태산은 중국 제일산이 아니었다.
그래서 참고로 중국에서 가장 높은 산은 어디일까? 하고 찾아보았다.
가장 높은 산은 중국과 네팔과의 경계에 있는 초모랑마(에베레스트, 8848m) 였다.
연전에 중국 당국이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19개 명산들의 높이를 측정하였더니, 그 중 가장 높은 산은 아미산(3079.3m)으로 나타났다.
그 외 오대산(3061.1m), 화산(2154.9m), 항산(2016.1m), 황산(1864.8m), 무당산(1612.1m), 태산(1532.7m), 숭산(1491.7m), 구화산(1344.4m), 형산(1300.2m), 청성산(1260.0m), 보타산(286.3m)등 이었다.
(우리나라 산들보다 별로 높지 않구먼~^^)
흔히 고전에 자주 등장하는 오악(五嶽. 태산, 화산, 형산, 항산, 숭산) 중 동악(東嶽)에 해당하는 泰山은 불과 1500m급의 산에 불과했다.
그럼 왜 중국에서는 별스럽지도 않은 태산을 각별히 취급한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동양에서 발달한 산악신앙에 의한 영향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건국신화에 환웅이 태백산으로 내려온 것처럼, 중국에서는 태산, 숭산(崇山), 도교의 타계(他界)인 곤륜산(崑崙山), 신선의 거처로 여겼던 삼신산 등에 대한 경외가 있었다.
특히 떠오르는 태양의 정기를 받아들이는 동악으로서의 태산은 이제 막 왕위에 오른 제왕들에게는 영산(靈山)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하겠다.
그래서, 진(秦)나라 시황제(始皇帝)는 BC 219년에 태산의 꼭대기에서 하늘에 제사 지내는 봉선(封禪)의식을 거행하며 봉태산비(封泰山碑)를 세운다.
그 이후, 중국의 72명의 군왕과 12명의 황제가 태산을 찾아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결국 태산의 의미는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큰 산이 아니라, 그 당시 정신적인 초절정을 뜻하는 태산이었음이 명백해진다.
모르긴 해도 그 당시 중국사람들에겐 영산(靈山)의 의미를 넘어 성산(聖山)이지 않았을까 싶다.
중국이 성산 태산에서 바른 정기를 잘 받아 세계를 잘 리드할 수 있는 큰 나라가 되길 바래본다.
괜히 작은 나라 이웃나라의 역사나 잡아먹고 이웃 괴뢰집단이나 싸고도는 소인배나라가 아닌...
요즘 중국이 하는 일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태산 만큼이나 무겁다.
아주 오래 전에 이미 을지문덕은 이러한 중국을 위하여 시를 준비하였다.
神策究天文 귀신같은 책략은 하늘의 현상을 다 터득했고
妙算窮地理 신묘한 계산은 땅의 이치를 다 꿰뚫었다
戰勝功旣高 싸움에 이겨 공은 이미 높으니, 그에
知足願云止 만족함을 깨닫고 그만두길 원하노라
(201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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