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16일 토요일

대 심거 울흘 삼고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대 심거 울흘 삼고 솔 갓고니 亭子로다
白雲 깁픈 골의 날 잇는 줄 제 뉘 알니
庭畔의 학 徘徊하니 긔 벗인가 하노라

                                                    (김장생)



대를 심어 울타리로 삼고 소나무를 잘 가꾸니 정자가 따로 없다
흰구름 머금은 이런 골짜기에 내가 사는 줄 그 누가 알랴
앞뜰에 학이 노니니 그가 내 벗인가 하노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은자(隱者)란 속세를 떠나 초야에 묻혀 사는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자기의 이상과 절의(節義)를 관철하기 위하여 군주의 곁을 떠나거나 처음부터 벼슬을 아니하고 인적이 드문 산속이나 외딴 바닷가에 숨어 사는 사람을 가리킨다...
<야후! 백과사전>

뒤에 숨은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초야에 묻혀 산다는 사실만으로도 존경을 받을만한 사람들이다.
자꾸 자기를 드러내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말이다.
주머니 속의 칼이라고 했던가?
암흑 속에 있어도 빛이 있는 사람은 밝게 빛나는 법이다.

시대가 바뀌어 스스로 잘난체 하고, 있는체 하고, 아는체 하지 않으면 철저히 짓밟히는 세상이 되어서 그런지 우리 시대에 조용한 자연 속의 은자를 보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그런 사실은 예전에도 마찬가지였는지도 모른다.
예전에도 지금처럼 잘난체 안하면 무시 당하고, 아는체 안하면 바보인줄 알고, 있는체 안하면 하루 세끼나 겨우 얻어먹고 사는 사람으로 취급하였을지도 모른다.

춘향전에 보면 이몽룡이가 변학도의 생일잔치에 나타나는 장면에서도, 행색이 남루한 그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코웃음을 친다.
꼴에 양반이라고...
글이라도 쓸 줄 아는지...
하는 비웃음이 사방에서 흘러나왔을 것이다.
금잔의 맛 좋은 술은 천백성의 피요...
하는 유명한 시 한자락이 나오고서야 사람들은 하나 둘씩 경계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그가 잘난체 하였기 때문이다.

예전에 호텔에갈 일이 있을때도 3000cc 타고 가면, 허리를 90도 구부리며 극진히 대하던 호텔 수문장도 1500cc 낡은 차 타고 가면, 손가락만 까딱 까딱 하며 지하주차장을 가르켰다.
지금도 물론 마찬가지 이겠지만...
그러니까 우리 막내동생은 이런데 올수록 있는체 하고 와야 한다니까...
하고 내게 충고하곤 하였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롤렉스에 다이아 반지에 멋진 양복 빼고 가면 굽실굽실 하고 돈도 잘 빌려주고... ^^
작업복 잠바에 청바지 입고 가면, 이거 돈이나 잘 갚을 수 있을라나? 하고 꼬나보고... ^^

그런 꼴 보기 싫으면 잘 배우고, 출세하고, 돈 많이 벌면서 떵떵거리며 살아야 한다.
세속에 사는 이상은 말이다.
시조처럼 살기에는 세상은 너무 척박하기 때문이다.

청풍명월(淸風明月)을 즐기는 한량(閑良)들에겐 세상이 너무 척박하다. ^^
끌끌끌...


재미있는 예는 호모 츄리닝스를 보시길...(http://kr.blog.yahoo.com/ash6760044/281)

(2010.10.15)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