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늙은이 되기
'꿈 많은 10대' 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앞에 펼쳐질 '인생' 이라는 무한대의 도화지 위에 어떻게 그림을 그려볼까 꿈꾸기 바쁜 시절이기에 그렇게 부르리라.
'꿈 많은 40대' 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을까?
단언컨대 이제껏 살면서 그 아무도 이런 표현은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왜?
그 나이에 꿈꾸는 사람은, 아직 뭔가 시원찮게 이룬 사람 또는 아직 10대의 꿈을 시작도 못해본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꿈만 꾸고 있냐?"
"오호, 대기만성은 그런겁니다." ^^
하지만 오늘 무길도 한량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좀더 꿈꾸자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이루어내지 못한 꿈을 재방송 하자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꿈을 꾸자는 것이다.
바로 멋진 늙은이가 되길 꿈꾸자는 이야기이다.
인생은 일장 삼막의 연극이라는 표현도 있잖은가?
삼막, 즉 결론 부분에 대한 계획을 세우자는 것이다.
그럼 무길도 한량, 도대체 당신은 무슨 계획이 있기에 그리 떠드는 것이냐?
뭐, 누구나 어렴풋한 생각이 있겠지만... (꼬리를 조금 내리고^^) 함께 한 번 꿈꿔보지요.
첫째, 본인은 은퇴 후에 때때로 이리저리 여행을 다니고자 한다.
그다지 피곤하지 않게 여정을 잡고 일 년에 두세번은 떠돌아 다니며 세상을 음미하고 싶다.
어깨에 카메라 하나 걸어매고 바퀴 달린 작은 여행용 가방 하나 허리 뒤로 끌면서 다니고 싶다.
특별히 산행을 계획하지 않았다면 잠바나 사파리 보다는 조금 점잖아 보이는 홈스펀 이나 코르텐 기지로 만든 콤비를 노타이 셔츠 위에 걸치는 것이 여러모로 나을 것이다.
그래서 파리 뒷골목 아침시장에 가서 바게트도 하나 사고, 비스트로에 앉아 인간들이 사는 모습과 내가 살아온 발자욱을 되짚어보면서 조용한 관조(觀照)의 시간을 갖고 싶다.
만선 깃발을 달고 통통배 들어오는 서해 바다 어떤 포구 선착장에 앉아서 진한 커피를 마시며 석양을 즐기고 따뜻한 자연의 축복을 느끼고 싶다.
그 다음은 조금 어려운 일이지만, 놀이공원에서 길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나 휴지조각 같은 것을 줍는 청소원이 되고 싶다.
하얀 뽀빠이 바지를 입고 긴 빗자루와 또 자루가 길고 뚜껑이 달린 쓰레받이를 들고 놀이공원 안을 구석구석 누비는 청소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
사람들의 즐거워하는 소리 또는 분위기 속에, 그닥 존재감을 느낄 수 없게 조용조용 다가가서 살짝 목표한 타겟만 끌고나오는 그런 모습이고 싶다.
물론 때로는 아이들에게 웃으며 손도 흔들어주고 하면서 말이다.
하루종일은 안되고, 하루에 한 서너시간 정도면 건강 유지에도 좋지 않을까? ^^
또 하고자 하는 것은 붕어빵 장사가 되는 것이다.
아, 장사라고 하니까 두 눈이 옆으로 째지면서 쳐다보는 분들이 계시는데... 꼭 돈이 목적은 아니니까 그런 눈초리는 돌려주시길...^^
봉고 같은 승합차에 실을 수 있는, 붕어빵 구이틀이 설치된 작은 손수레를 마련한다.
그리곤 가난한 동네들 초등학교 옆에 터를 잡고 아이들에게 붕어빵을 파는 것이다.
돈을 내면 받으면 되고, 돈이 없다면 그냥 공짜로 주는 것이다.
가난한 동네 아이들 중에는 필시 밥을 거르는 아이들이 아직도 있을 것이고, 어깨 처진채 지나가는 아이들에게도 격려의 붕어빵을 선사하는 것이다.
특히 추운날 하교시간이 되면, 이 공짜 붕어빵의 맛은 더 끝내줄 것이다.
어묵도 추가하자고...? ^^
나름대로 소박한(?) 꿈들을 꾸어본다.
...
늘그막의 멋진 인생이 아닐까?
하지만 이 꿈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바로 건강과 돈을 다져놓아야 한다는 점.
누군가의 팔에 의지하지 않고도 하루 여덟시간 정도는 움직일 수 있는 체력이 구비된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야 한다.
붕어빵을 공짜로 주고도 내 스스로 굶어죽지 않을 만큼의 돈이 있어야 한다.
돈이 있어도 건강하지 않으면, 그 돈이 어디에 쓰일 것이며... 건강은 한데 돈이 없다면 스스로 하루하루의 끼니를 위해 일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무길도 한량!
꿈도 좋고, 멋진 늙은이도 좋은데, 있을 때 건강 다지고 돈 벌어둬!^^
건강하고 돈 있으면 저절로 멋진 늙은이 될 수 있다니까..."
아니, 그게 아니고......--;;;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in a lullaby.
Somewhere over the rainbow
Skies are blue,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eam
Really do come true.
Someday I'll wish upon a star
And wake up where the clouds are far
Behind me.
Where troubles melt like lemon drops
Away above the chimney tops
That's where you'll find me.
Somewhere over the rainbow
Bluebirds fly.
Birds fly over the rainbow.
Why then, oh why can't I?
If happy little bluebirds fly
Beyond the rainbow
Why, oh why can't I?
"Over the Rainbow" from "The Wizard of Oz"
(2008.09.26)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