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13일 수요일

궁합





궁합(宮合)





궁합(宮合) 이란,
신랑 신부가 결혼하기 전에 미리 서로의 사주(四柱)에 오행(五行)을 맞추어 보고 길흉(吉凶)을 점치는 행위를 말한다. (from 야후 백과사전)
미신이라고 하면, 그쪽 계통에서 나름대로 XX학, ㅇㅇ철학 하며 심각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언사가 되겠지만, 여하간 그 태생은 그러하다.
그리고 나름대로 우리 사고 및 사회 전반에 상당히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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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헤어지고 나면, 잘 어울리는 분석이라고 따라나오는 것이,
"거~ 워낙에 궁합이 안맞었었지..."
"여자가 도화살이 끼었다든데..."
"급살 맞아 죽는거 보단 낫잖아..."
한 술 더 뜨면,
"겉궁합은 괜찮았는데, 속궁합이 안맞다고 카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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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님은 사주궁합에 의하면, 결혼할 경우 두 분 중 한 분이 아주 빨리 돌아가시는 괘.
하지만 두 분은이제 금혼식을 앞에 두고 계실 정도로 해로 해로하시면서, 슬하 자식들도 큰 문제 없이 그런대로 잘들 살고 있는, 아주 지극히 축복받은 가정을 이루셨다.
궁합이 안맞는다고 했는데...?
에헴...
예외없는 법칙은 없다고...? ^^
그렇게 이야기 한다면 또할 말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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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과학문명이 발달한 이즈음이라고 해서 궁합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어찌 보면 사람들은 문명이 발달할수록 더더욱 그러한 것에 기대는 경향도 없지 않는 것 같다.
저 사람과 내가 잘 어울리는지...
저것과 내가 잘 어울리는지...
저것과 이것이 잘 어울리는지...
궁금한 사람마다 찾아가는 용하디 용한 곳이 있다고 한다.
저명하신 정치인도, 고명하신 학자분들도, 영명하신 각계 지도자분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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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궁합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인지도 모른다.
맞추어 보고나서 안 맞으면, 어딘가에 핑계댈 곳이 필요한 거 아니겠는가.
"나의 잘못된 결정이었어."
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부끄러워 하는 인간의 나약한 변명.
"궁합이 안맞나봐..."
궁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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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나는 한 대의 카메라와 씨름을 하고 있다.
잘 생긴 이 친구의 이름은 Contax G1 35mm rangefinder.
그리고 여기에 보시다시피 좋은 색조의 사진들을 내게 선물하여 준다.
둘러메고 나갈 때마다, 스포츠카 같이 매끈한 이친구에 사람들의 시선이 꽂히곤 한다.
반짝이는 자그마한 체구에, 눈 안좋은 나를 위한 오토포커스 기능에, 샬카닥 하는 살 떨리는 셧터소리까지...
나는 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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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놀랍게도 이 친구만 들고 나가면 문제가 생긴다.
어느날은 모든 사진이 흔들리고 촛점이 엉뚱한 곳에 맞춰져 있었고...
또 어느날은 24방 필름에 찍혀나온 것이 5방 뿐.
안다, 안다.
내가 서둘러 찍어서, 카메라 뚜껑을 열지 않아서...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란 것을 안다.
하지만 왜 일까?
그럼에도 "궁합' 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자꾸 가는 이유는... ^^

(200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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