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寫眞)의 진실
가을비 추적되는 아침, 숲을 걸었다.
Minolta Maxxum 9000의 맑지 못한 셧터 소리가 거슬렸지만, 나뭇잎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가슴 속 깊이 느겨지는 상쾌한 공기가 너무 좋았다.
아직 아무도 지나간 적 없는 듯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이 아침 숲속엔 퇴적된 나뭇잎으로 이루어진 길이 푹신했다.
비가 서서히 걷히며 아침 햇살이 나무 사이로 기다랗게 열 손가락을 뻗을 때, 몇 장의 사진을 더 찍고 집으로 돌아와 또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다.
그 중, 한 장의 사진을 뽑아들고 간단한 사진편집 프로그램 (Photo Impression 6) 을 이용해 가벼운 색칠하기 장난을 해보았다.





그리고 원본 사진.

사진의 숲에서 길을 잃었다.
진실한 사진이란 원본인가?
아니면 포샵된 또는 왜곡된 사진도 진실한가?
우리 집사람 말대로 "작가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이 된다면 포샵도 진실한 사진" 인가?
어디까지가 진실한 나의 모습인가?
아, 세상은 넓고 쓸데없는 의문은 많도다.
(2008.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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