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15일 금요일

청춘에 곱던 양자






靑春에 곱던 양자 님으뢰야 도 늙거다
이제 님이 보면 날인 줄 아르실가
진실로 날인 줄 아라보면 고대 죽다 셜우랴

                                                           (강백년)



청춘엔 곱던 모습이 님 때문에 다 늙었다
지금 님이 보면 나인 줄 아실까?
진짜 나인 줄 아시면, 바로 죽는다 한들 무엇이 서러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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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골 하던 컴퓨터가 이제 좀 정상 비스므레 하게 돌아간다.

나름, 3년 전 블로깅을 시작할 때 "글 잘 쓰라고" 동생네가 준 랩탑인데...
아마도 이리저리 업그레이드 해야 할 때 안해주고 버텼더니, 이눔이 그만 부아가 났었나보다.
벌초기 마냥 왱왱거리는 소리와 함께, 한 번 스크린 띄우는데 3-5분 걸리면서 버벅대고 (그나마제대로 다 띄우면 성공이다 --;; ) 방 안에 히터가 필요 없을 정도로 뜨뜻해지곤 하다가어느 순간 전원이 탁 나가버리곤 했다.
하여, 한동안은 블로깅은 커녕 인터넷 써핑도 어렵게 문명과 격리된 생활을 강요받았다.

수리센터에 맡겨 고치자니 수리비가 중고 랩탑 가격이요, 새걸로 교체하자니 아직은 도태시키기가 아깝고...
생각다 못해 압축에어 칙칙이를 하나 사오고 카메라 수리공구들을 동원하여 뜯어보기로 결심.
뜯고 청소하고, 뜯고 청소하고, 또... (어라? 나사가 하나 남았네? --;; )
무거운 소프트웨어들은 버리고, 새 메모리도 하나 사다 끼워주고...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약 2주간의 밀착 분해소제 덕분인지 이제 제법 돌아가기 시작한다.
아직 발열문제가 완전 해결되지 못하여 밑바닥 CPU 쿨러 뚜껑은 열어놓은 상태... ^^
화면 뜨는 것도 30초-1분 정돈 걸리지만 다행스럽게도 큰 불편은 없는 듯 하다.
그동안 찾아뵙지 못한 이웃님들도 조만간 찾아뵐 수 있을 듯...

우리집엔 고물들이 많이 있다.
Gold Star 마크를 달고 머리 위엔 셋톱박스를 인 채 HD 방송을 보여주는 25인치브라운관 TV.
다음 주 안으로 100,000 마일 (16만km)돌파가 예상되는 미니밴.
다리 하나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신혼 때 산 4인용 식탁.
온몸을 테이프로 칭칭 감아 쓰러지지 않게 고정한 나의 작업대.
그리고 두세시간 기동 후엔 한 30분 정도 곯아 떨어지는 반(半)노인 무길도한량까지... ^^

이 모든 것이더께 끼인 삶의 편린이요, 추억이고 역사이다.
마치 이육사 시인의 오래된 청동거울 마냥...

컴퓨터가 말을 한다.
이제 님이 보면 날인 줄 아르실가...
하모요. 껍데긴 그대로 아인교...

일단, 컴퓨터가 돌아왔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웹써핑을 좀 해야겠다.
어라? 그리이스와 파라구아이 평가전이 진행되고 있네. ^^
요거 좀 일단 보고...

(201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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