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貧賤을 팔랴 하고 權門에 드러가니
침업슨 흥졍을 뉘 몬져 하쟈 하리
江山과 風月을 달라 하니 그는 그리 못하리
(조찬한)
빈천한 삶을 팔아볼까 하여 권문세가를 찾아갔는데,
댓가 없는 흥정을 누가 좋다고 먼저 하자고 하겠는가
강산과 풍월을 달라고 하는데, 그것만은 안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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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 예 나와있다.
강산과 풍월... ^^
이렇게 이야기하면 누군가 '시조하고 앉았네...' 하겠지?
물론, 시조도 한량이 되기 위한 한 조건이다. ^^
빈천을 팔라 하니 강산과 풍월을 내놓으라는 이야긴데...
빈천한 삶을 면할 뿐더러 부자가 될 수 있는 비결이 있다.
예전에 우리 아버지께서 들려주신 거니까 잘 들으시길...
옛날에 정말 정말 대단한 갑부가 하나 살았더랜다.
속된 표현으로, 서울에갈 때 그의 땅만 밟고서도 능히 서울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갑부가 살았더랬다. (응? 섬은 물론 아니쥐~ ^^)
그래서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그렇게 부를 쌓을 수 있었는지 궁금해 했대.
하지만 그갑부는 결코 자신의 방법을 누구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았대.
그 동네엔 또 무길도한량 이란 한량 같지 않은 한량이 하나 살았는데, 어느날 자신도 부자가 되기로 결심을 하고 가장 빠른 방법을 찾아나섰지.
무길도한량이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보니,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길 그 갑부에게 비결을 알아내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이겠지?
그래서 무길도한량은 그 갑부를 찾아갔겠지?
그리곤 그 갑부에게 비결을 물었고 아마도 수십 번은 거절 당했을거야.
어느날 무길도한량은 마당에서 무릎을 꿇고 그 갑부의 바지를 잡고 또 물었어.
갑부어른, 제발 저에게 부자되는 비결을 가르쳐 주십시요. 안그러면 이거 절대 안놓습니다.
그러자 갑부는 그를 위 아래로 후루룩 훑어보더니 말하는거야.
그거 그렇게 쉽게 알려줄 수 있는 게 아니야...
그저 알려만 주신다면, 시키시는대로 뭐든지 하겠습니다.
정말인가?
물론입지요. 말씀만 하십시요.
무길도한량은 갑부의 명에 따라 그로부터 3년 동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죽어라 일을 했지.
죽어라아... --;;
3년이란 시간을 다 채운 날 갑부가 물었어.
힘들지?
아뇨, 이정도는 얼마든지 해낼 수 있습니다.
그려, 잘했구만. 그래, 아직도 부자가 되는 비결을 알고 싶은가?
무길도한량의 눈이 왕방울 만큼 커지면서 갑부 앞에로 허리가 130도쯤 구부러졌지.
아, 예. 그러믄입쇼.
그러면 날 따라와.
갑부는 그를 데리고 자신의 집 제일 후미진 뒷곁에 숨어있는 조그만 건물, 가장 구석진 방으로 들어가는거야.
그리고 주변을 둘레둘레 조심스레 살피더니 벽장문을 열고 벽장으로 들어갔어.
재빨리 무길도한량이 쫓아들어가자 다시 한번 주변을 조심스레 살피곤 무길도한량 뒤로 문을 살그머니 닫았네...
벽장은 두사람이 서기에 빠듯한 크기로, 문을 제외하고는 바람도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로 밀폐된 곳이었고 불도 없이 컴컴했지.
누가 안봤지?
아, 예.
진짜 부자가 되는 비결을 알고 싶은거지?
예,예.
그럼, 듣고서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말아야 하네?
예,예, 제발요...
자, 이제 자네 귀를 내게 좀 빌려주게나.
무길도한량은 허리를 구부려 갑부의 입에 자신의 귀 높이를 맞추었지.
갑부는 무길도한량의 귀를 잡아끌어 자신의 입 가까이로 바짝 댔거든?
아갸갸갸갸....
갑부는누가 들을세라 모기소리 만큼 작은소리로 말했어.
쓰지마. ^^
강산과 세월을 빈천과 바꾸는 자 한량이 될 수 없을 것이고,
쓰고서부자 되는 법 없다는 것이 오늘의 진리.
한량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마음에 새겨두자.
No강산 세월, no 한량!
No소금, no 부자! ^^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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