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14일 목요일

나무는 낙엽을 낸다


나무는 낙엽을 낸다









간밤에 불던 비바람에 우리 뒷산 단풍들이 홍역을 앓았다.
눈꽃처럼 나부끼는 낙엽들에 스산한 달빛마저도 가렸으리라.
그렇게 내어주고도 나무들은 씩씩한 모습으로 아침을 맞고 있다.
산다는 거이 다 그런 거지...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점점 앙상해지는 가지 사이로 바람을 품듯 이야기한다.
주는 것이 행복한거다.
줄 것이 있으니 행복한거다.
많이 갖는 것을 경계하는 나에게도 줄 것이 남아있는가...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마음에 담아둘 좋은 말씀을 자주 하시는 우리 아버지의 어록 중 하나,
"줄 것이 없으면 웃음이라도 주라."
아무나에게 헤헤거리라는 말씀은 물론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고 싶은데 줄 것이 없다면 밝고 따뜻한 미소라도 보여주자는 것이다.
혹, 누가 알겠는가.
힘든 와중에 있는 그 사람에게 나의 따뜻한 미소가 위로가 될 수도 있고, 두려운 그의 마음에 평안을 느끼게 해줄 수 있을지...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그런 거 보면 줄 것은 의외로 많이 있는 셈이다.
나에겐 푸근함을 느끼게 해줄 둥근 미소가 있고,
나의 감정을 정리하여 이야기해 줄 수 있는글이 있고,
내가 본 것을 담아 보여줄 수 있는 티미한 사진들도 있다.
그리고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전해주어야 할 아이들도 있다. ^^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우리집에 걸려있는 여러 서화들 중에서 가장 아끼는 것 중의 하나는,
아버지가 친히 써주신 '지족상락(知足常樂)' 이란 글귀이다.
"만족할 줄 알면 항상 즐겁다" 란 뜻으로, 오래 전부터 우리 가족의 모토가 되어버린 것.
만족했다는 것은 충분하게 가득 찼다는 의미이고,
바꿔 말하면,비움을 위한 준비가 다 되었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다.
비워내야 또 가득 채울 수 있지 않겠는가.





나무들은 낙엽들을 내고 있다.
오늘 그들은 스스로 비우고 내일 다시 채울 것을 준비한다.
겨우내내 동장군의 기승에도 견딜 수 있는 것은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주는 것에 행복해 하며...
비워냄에 행복해 하며...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2009.11.13)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