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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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15일 금요일

혹세무민


혹세무민(惑世誣民)








2009년 대학입시에는 틀림없이 혹세무민(惑世誣民) 이라는 고사성어가 등장할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혹세무민일까? 아닐까?
예전에 대학 본고사가 필수이던 시절엔 이런시의적절한 문제가 종종 등장하곤 했었다.

'혹세무민' 이란 무엇일까?
惑(미혹할 ) 世(세상 ) 誣(속일 ) 民(백성 ), 즉 세상을 미혹하고 백성을 속인다는 말.
그러니까 어떠한 말이나 행동으로 세상 사람들을 홀리고 속인다는 말이 되겠다.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내일 지구가 멸망한데...' 했을 때, 
사람들이 콧방귀도 안뀌면서 '그 사람 참 실없네... 말도 안되는 소리를 그렇게 해?'
'난 차라리 지금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스피노자)'
그러면 이건 별거 아닌데, 
가령 사람들이, '오, 그거 정말 그럴 수도 있어...아니, 정말 그럴거야.'
'어, 이를 어쩐담... 오늘 저녁 마지막 만찬을 배 터지도록 해야겠네?'
이렇게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주게 되면 이건 문제의 소지가 있다.

지난 해부터 미네르바 라는 인터넷 논객이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인구에 회자되더니, 몇 일 전에는 구속에까지 이르는 사태를 보면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나는 미네르바 라는 사람을 개인적으로 알 지도 못하거니와 그가 어떠한이유로 카메라 플래쉬 속에 얼굴을 가려가며수사관들에게 이끌려 갔는지 알 지 못한다.
그의 잘잘못은 대한민국의 정의가 숨쉬고 있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그 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도 옳다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매스콤에서이 사건의 성질을 규정하며 내놓은4자성어, 혹세무민에 관심이 있다.

혹세무민이란 백성들을 상대로 거짓말 하는 것이다.
이전에 미신타파를 위해 무당들과 사이비종교들을 내몰 때, 이 말을 많이 썼다.
옛날의 정치인들도 선거 때마다 혹세무민의 공약들을 남발했다.
"이 사람, 믿어주세요!"^^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상대로 혹세무민을 많이 한거 아닐까?^^
실제론 안 그런데, 쵸코렛이 듬뿍 들어있다고 선전하는 과자회사는...?
자꾸만 틀린 일기예보를 해주면서도, 사람들로 믿을 수 밖에 없게끔 만드는 기상청은 지금 혹세무민 중 일까?^^
......???

그러고 보니까 혹세무민은 그 대상에 항상 촛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기꾼이나 거짓 증거하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이 없다면 혹세무민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민도가높은 곳에서는혹세무민이 일어날 수 없는 것일까?
우리나라 만큼 고학력 사회도, 똑똑한 사람 많은 곳도드물텐데...^^
아니면, 우리가 지나치게 이익에 민감한 경제적인 동물이라서 그러했는가?
암만 그럴싸한 이야기가, 암만 있을 법한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말고 하는 최종 판단은 나의 책임인 것이다.

한참 IMF 시절로부터 경제가 회생하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반, 나는 잘 간수해오던 쌈지돈을 털어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의 원리에 대해 조금 배운 것도 있는데다가, 회복되는 경제의 속도가 워낙 더디다는 생각에 뭔가 부업을 해서 용돈이라도 벌어야겠다는 용감무쌍한 감투정신 때문이었다.
기업 정보도 분석하고주식챠트를 이용한 예측도 하면서 팔고 사고,눈 뜨는 아침부터 주식시세 체크, 잠 자려 누우면 시황챠트가 눈에 아른거리는 생활을 한동안 했다.--;

그런데 인터넷에 들어가보니 세상 모든 주식고수는 거기에 다 모여있었다.
이들이 하는 일은 주로 분석과 전망.
언론에 나타나지 않는 정보를 가진 사람도 있고, 철저히 챠트에 의거하여 매수 매도시기를 예측하는 사람도 있고...
이러한 자신만의 것들을 주식투자자들에게 파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주식이 올라가는 경우에는 이들을 좇는 사람이 많겠지만, 곤두박질치는 경우에는 어찌되는지 알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정보 저런 분석 속에서도 결국 최종 판단은 나의 책임이라는 사실이다.
암만 어떤 사람이 주식시장 2000 가고 3000도 간다 해도 말이다.

태고적부터 동굴에 거주하기 좋아하던 인간은 어느 순간 광장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불과 20 여년 전부터, 인간은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 를 떠다니게 된다.
망망대해 헤쳐나가는 바다에서 어떤물고기를 잡아야 하는지, 그 물고기를 어떤 방식으로 잡아야 하는지는 철저하게 개인의 몫일 뿐이다.
수 많은 혹세무민의 사탕발림은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어려운 경제상황에서의 사탕발림은 누구나가 혹하기 쉬운 때이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 극히 필요한 때이다.




 


(2009.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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