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아비 밧갈나 간듸 밥고리 이고 가
飯床을 들오듸 눈섭의 마초이다
眞實노 고마오시니 손이시나 드르실가
(주세붕)
남편이 밭 갈러 나갔을 때 밥광주리 이고 가
차린 상을 들 때 눈썹 높이로 받들어 올린다
진실로 고마우니 손님이나 다를 바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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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꼭대기에 매달린 매미가 시끄럽도록 울어대고,
산들산들 바람결에 오전 동안 일하느라 흘린 땀냄새가 살폿하다.
어여쁜 아내가 상차려 오니 시장이 반찬이겠다.
바삭한 상춧닢에 된장 썩썩 비빈 꽁당 보리밥을 싸먹는 그 맛이 그 어느 수라상에 견주랴.
풋고추 두어개 안주하여 진한 막걸리 한 사발이면 곤한 낮잠 반시간은 덤이다.
일하는데 밥까지 갔다준 아내도 고맙긴 마찬가지...
우리 집사람이 나의 작업대 모퉁이로 간식 배달할 때 자주 읊어대는 시조. ^^
(201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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