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지, 싫은건지...
오랜만에 카메라에 관한 글을 쓰려니, 모든게 영 낯설기만 하다.
니콘이라고 했던가? 아니면 미국식으로 나이콘이라고 했던가? ^^
지난 봄 Canon EOS-5 (4월 8일자) 에 대한 포스팅 이후 처음이니 꼭 반 년만인 셈이다.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든지는 하릴없는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카메라를 좋아하긴 하는가? ^^

고친 카메라를 내다팔기도 하고, 선물로 주기도 하고...
때론 팔리지도 않고, 줄 곳도 마땅치 않아머리를 벅벅 긁기도 하고...
어째어째 오다보니 남은 게 애지중지하는 Nikon F100 과 황홀한 Contax G1.
하지만 Contax G1의 성능과 미모에 내가 따라갈 수가 없어 과감히 팔아버리고, 항상 멀리서 연민의 정만 품고 있었던 카메라에 베팅을 하기로 하고 이베이를 어슬렁거렸다.

이베이에서 물건을 고를 땐,
첫째, 스펙도 중요하지만 가격에 무엇보다도 조심하여야 한다.
경매의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고가에 물건을 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상으로 항상 KEH 나 Adorama 같은, 신뢰도 높은 전국 규모의 카메라상점의 카메라 가격을 미리 체크하고 대충 최고 입찰가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좋다.
둘째, 시간은 미국 전체가 잠들어 있을 무렵인 태평양연안 기준시간밤 2시에서 새벽 5시까지.
사람들이한가한 주말 무렵엔 근본적으로 카메라낙찰가가, 높게는 30% 까지 올라갈 수 있으니 피하고 주중의 밤 시간을 택하면 그만큼 경쟁이 없으므로 가격이 올라가는 폭도 좁다.
셋째, 운송비도 분명히 카메라 가격에 포함시켜 고려하여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터무니 없는 운송비를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엔 해외에서포스팅시킨 경우도 있어서 국제우편요금을 과도하게 물리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한다.
또, 뭐 없나? ^^

여하간, 그리하여 좋은 가격에 곱게 모셔오게 된 두 친구는...
바로 Nikon F3hp 와 Nikon FM2n.
지난번에 한 번 잡아본 적이 있는 F3hp 의 환상적인 셧터소리가 무척 그리웠었다.
Nikon F3 야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니콘카메라의 대명사격인 카메라로 1980년 등장 이래 오랜 기간 정상을 지킨 카메라.
그리고 FM2 의 경우에는semi-professional 용으로 나온 카메라로, 출시된 1982년엔 $364, 1988년엔 $525, 그리고 1995년엔 $745 까지소매가가 치솟을 만큼 인기를 누린, 신뢰성 있는 수동식카메라.
한 번 만나고 싶었습니다. ^^

F3hp 는 그런대로상태가 좋아서 사진을 찍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FM2n 은 들여다보니 거울은 깨끗한데도뷰파인더 쪽으로 들여다보면 너무 지저분해서, 청소를 좀 하지 않고는 사용하기가 어렵겠다.
FM2n 테스트는 미루기로하고, F3hp 엔 필름을 넣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이리저리 마구 셧터를 눌러본다.
햐~, 들을수록 셧터 떨어지는 소리가 명품의 반열이다.

한동안 가지고 놀 장난감이 둘이나 생겼다.
한동안만... ^^
조금 시간이 지나면 한 친구는 내보내고 한 친구만 갖기로 마음을 먹는다.
왜 둘 다 갖지 않느냐고?
둘 다 갖는 것은 웬지 내 스스로가 너무 사치인듯 싶어서...
너무 많은 것을 갖는다는 것은 괜히,왠지 미안해서...
누구에게?
모르겠다, 그냥 마음이 편치가 않은 것 같다.
ㅋㅋ 참, 내...좋은 건지, 싫은 건지... ^^

(200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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