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14일 목요일

산다는건...


산다는건...









아이들과 밝은 빛을 보러 나섰다.
파란 하늘과 원색으로 물든 나무들, 그리고 서늘한 가을 바람이 있었다.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만 생각의 늪으로 빠져들고 만다.

오늘 여기에 있게 하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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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지금쯤,
우린 모든 시간과 열정을 쏟았던 일에서 손을 털고 텅 빈 마음으로 돌아왔다.
그저 모두가 큰 병 없이 건강한 것에 감사하며...
그래도 돌아올 곳이 있음에 감사하며...
마음을 텅 비워내주심에 감사하며...

6년 전 지금쯤,
우리는 보다 나은 미래를 꿈 꾸며 따뜻한 보금자리를 떠났다.
누구도 우릴 알지 못하고, 우리도 누구 하나 알지 못하는 곳으로...
언젠가 누가 이곳에 연고가 있는지 물었다.
20년 전에 두어 번 와보았다고, 나는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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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지금쯤,
우리 아이들이 기고 걷기 시작했다.
애들에게는 우리 보다는 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나는 적응하기 싫어서 반항하다 결국은 체제 안으로 기어들어 갔지만,
아이들은좀더 자유롭고개인을 존중하는 환경에서 크길 소망했다.

15년 전 지금쯤, 우리는 결혼했다.
결혼무용론까지 생각하던 나와 오지 선교사까지 꿈꾸던 아내의 생각엔 공통점이란 있을 수 없었지만......
수 많은 시간과 정열과 노력이 서로의 생각을깎아내는데 투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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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기도 전인 먼먼 옛날에,
우리 부모님은 누나와 나를 양손에 잡아 걸리고 동생을 포대기에 업은 채, 새벽기차가 뽀얀 낼숨을 가득 뿜어내는 서울역 플랫폼을 거쳐 서울로 왔다.
옷가방 하나 기저귀가방 하나 달랑 들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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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고 한 달치 삯월세 방값 밖엔 손에 없었던 30대 청년의 마음에,
그나마 이만큼 올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의 기도가 나왔을까?
빚더미에 눌려 몸만 빠져나오게 해주심에 감사를 드렸을까?
도와주지 않은 누군가에게 원망의 시선을 돌리지 않았을까?

그 청년은,
아이들에게 줄 한 봉지의 쌀에 감사를 드리고,
이만치라도 살려주심에 감사를 드리고,
아무도 원망하지 않았으며,
내일을 기약하고 희망을 심어나가기 시작했다.





그의 아들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 올 한 올 희망을 쌓아가고 있다.
그래도 아버지 보단 자신이 훨씬 좋은 조건에 있음에 의미심장한 미소까지 만면에 띄면서...
이제 점차 채워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며...
지금 여기 서있을 수 있음에 감사드리면서...

아이들은 낙엽을 주워 부케 만들기에 정신이 없다.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쑥쑥 자라주는 것만도 감사할 일이다.
똑바른 생각을 가지고 커나가는 것은 더더욱 감사할 일이고...

산다는 건, 감사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얘들아, 이제 가자! 아빠 배 고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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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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