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장새 작다 하고 大鵬아 웃지마라
九萬里長天을 너도 날고 저도 난다
두어라 一般飛鳥니 네오 긔오 다르랴 (이 택)
감장새가 조그맣다고 대붕아 비웃지 마라
구만리 먼 하늘을 너도 날고 그도 난다
두어라 너나 그나 똑같은 날짐승이 무엇이 다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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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나오는 '구만리' 라는 말을 보자.
젊은이, 앞길이 구만리네...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구만리 사랑길을 찾아 헤매는...
전부 아홉 구(九)를 이야기 하고 있다.
심지어는 골패나 투전판에 나오는 아홉끗 '가보'(일본말론 가부) 까지도...
동양의 사상에선 9 라는 숫자가 최고, 최대, 끝을 의미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더 많은 예를 들어본다면,
홍콩이 있는 구룡(九龍)반도, 갈곳 모르는혼령이 떠도는 구천(九天), 드넓은 하늘도 알고보니 겨우 구만리(九萬里), 옛 양반네들의 아흔아홉칸 집, 불교에서 얘기하는구계(九界), 강원도의골짜기 깊은구곡(九谷), 비밀스럽기 그지없는 임금님의 구중궁궐(九重宮闕), 밤마다 머리 풀고 나타나는 구미호(九尾狐) 등등... ^^
또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9 라는 숫자가 궁극을 이야기 한다면, 8 이란 '많은'을 뜻한다.
내려올 때 꼭 여덟명씩 모여 내려오는 팔선녀(八仙女), 몸에 좋은 재료를 모아 만든 팔보채(八寶菜), 사방팔방에서 모였다는 팔로군(八路軍), 많은 사람의 몫을 할 수 있는 큰 수레를 뜻하는 일본어 다이하치구루마(大八車)...
또 조금 다르게는 풍요, 부귀, 성공을 의미하기도 해 북경올림픽은 2008년 8월 8일 8시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또 3을 유독 좋아한다.
우리는 뭐든지 죽어도 삼세판이고, 고꾸라져도 삼년고개에서 였으며, 단군의 아버지 환웅은 풍백, 우사, 운사의 3인과 삼천의 무리를 이끌고 천부인 3개를 들고 내려왔고, 신령한 할망구의 이름은 삼신할매, 고구려의 상징인 세다리 까마귀 삼족오, 제주도엔 구멍 뽕뽕뽕 뚫린 삼성혈, 삼일장, 삼짓날, 삼재, 심지어는 삼삼하다는 표현까지... ^^
이렇게 따지다 보면 의미 없는 숫자가 어디 있고, 또 그 의미가 막연한 호불호 이상 더 어떤 의미가 없어 보인다.
감장새와 대붕이 구만리장천을 날던, 삼만리장천을 날던...
구만리 사랑길을 찾아가던, 십이만리 사랑길을 찾아가던...
이 젊은이의 앞길이 구만리 같던, 좀 짧아서 삼천리 같던... (아하!! 삼천리 표현도 있네!!^^)
큰 문제가 될 리 없지 않은가?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이런걸 물어서 초보선생님들을 당혹하게 만든다.
"선생님, 왜 구만리 예요?"
사범대 졸업을 얼마 안남긴 국어 교생선생님의 눈이 가늘게 양옆으로 쪼-옥 찢어지며 올라간다.
...(쌀쌀맞게) 그런거 시험에 안나와!
질문한 녀석 뒷좌석에 앉은 친구가 나즈막하게 속삭인다.
야, 참고서에 있는 것만 물어보라고 했잖아. ^^
(PS.큰 지지바가 멀리서 아빠 사진을찍었다...Not bad! ^^)
(201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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