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14일 목요일

먼 길 떠나기


먼 길 떠나기






풍향계가 딸깍 하고 방향을 틀면서 돌아가기 시작했을 때 
그가 말했다.

형, 이제 더 늙지마.
그래, 너도 잘 지내고...



내 떠나올 때도 부모님께 그렇게 이야기했을까?
아니, 그냥, 계면쩍은 얼굴로 말했던 것 같다.

이제 가보겠습니다. 건강하십시요
라고...



우리 서로 눈은 보지 않기로 하면서...
굳은 악수를 건네고
넓은 가슴으로 한 번꽈악 안아주면서
그렇게 헤어져야 하는건데...



밤에 헤어지는 것이 더 나을 걸 그랬다.
밤눈 나쁜 너에게 슬픈 표정 보이지 않고,
내 눈 속에 네 모습이 흐릿하더라도
밤안개 탓으로 돌려버리게...



만날 기약이 없는 이별은
짧은 인사가 나을 수도 있겠다.
눈물 어리는 한쪽 눈으로 찡긋 웃어주며
먼 산 한 번 보고 뒤돌아서는 것도 좋을텐데...



이제 들어가세요.
미적미적 택시 안에 올라타고,
심정 모르는 자동차가 매몰차게 출발했을 때,
내 다 안다,
골목길 다 가도록 손 흔들며 바라보신 부모님들을.



더 늙지 마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
......

(2009.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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