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16일 토요일

Canon A-1 (2)

Canon A-1 (2)






모든 기능이 정지된 듯 보이는 A-1을 보며 한동안 고민을 했다.
이 정도면 돌아서서 강물에 던져버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 할 수 있는가?
아니면... 조용히 다시 선반 위 깊숙한 곳으로 밀어놔야 하는 것인가?
아~ 갈등!



일단 오래된 듯한 배터리를 빼버리고 새것으로 넣어준다.
렌즈 마운트 상단에 보이는 썩은 미러 쿠션이 눈에 거슬린다.
Canon AE-1 Program 과 똑같은 배터리 4LR44.
제발 새 배터리 끼우고 회생의 기미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정성껏 갈아끼운다.



여전히 필름 어드밴스 레버는 움직이지 않고 셧터 릴리즈도 되지 않는다.
혹시나 하고 배터리 체크 버튼 (오른쪽 상단)을 눌러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배터리 문제가 아닌 모양이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 詩)



그냥 쪼끔만 더 체크해보기로 한다.
그냥 쪼끔만 더......

하얀색으로 씨리얼 넘버가 각인된 홈마다 꺼먼 얼룩이 묻어있다.
먼저 back 커버 떼내려면, 커버 회전축에 있는 스프링레버를 플랫드라이버로 살짝 아래 방향으로 눌러주면서 back 커버를 움직이면 쉽게 빠져나온다.



그래도 셧터 커튼은 깨끗한 상태이니 그 중 한 가지는 다행이다.
카메라 base 커버는 뜯어도 전혀 해롭지 않다고 했으니...



base 커버 고정나사는 양쪽에 하나씩.
사진에서 보듯 필름 리와인드 버튼은 푹 눌러진 상태.



아, 이건 놀랍도록 AE-1P와 똑같은 얼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사방에 뿌려져서 굳어있는 진한 갈색 액체들이 무엇일까?
콜라 같기도 하고...
아마 top 의 AV / TV 전환스위치 윈도우 내부에 묻은 것도 같은 것일까?
누군가 이 카메라를 분해하다가 마시던 음료수를 흘렸을까?
그렇다면 그런 경우에는 한 부분에 많이 집중되었어야 옳다.
이 끈적한 갈색 액체가 무엇이란 말인가.

AV / TV 전환스위치 쪽을 보기로 한다.
그러자면, top 커버를 들어내야 하는데......



고무덩어리로 셧터 버튼을 꾸욱 누르면서 돌려준다.
너무 빡빡히 조여있어서 두어 시간 낑낑대다가 겨우 떵하는 소리와 함께 소원성취!
AV / TV 전환스위치 윈도우에 짙은 갈색 방울들이 점점이 찍혀있다.



(200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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