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인생은 오십부터래... ^^

2011년 7월 17일 일요일

Contax 137MA Quartz (1)

Contax 137MA Quartz (1)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옛날 옛적, 중국 어느 한 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 노인에게는 아주 잘 생긴 말 한 필이 있었는데 어느 날 그만 가출을 하고만 것.
동네 사람들이 말하길,
"어휴, 말을 잃어버려 섭섭하시것구만유."
"원 천만에 말씀.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두고 보아야 알지요."
이런 웃기는 짬뽕 같은 노인이 있나?
하여간......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가출했던 말이 보기드문 준마 한 필과 짝을 이뤄 돌아온 것이다.
이를 본 동네 사람들이 또,
"어휴, 얼마나 좋으시겠어요. 좋은 말이 갑자기 두 필이나 되었으니..."
"허허,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두고 보아야 알지요."
속으론 좋으면서...
하여간...

여기까지는 모두가 알고 있는 새옹지마(塞翁之馬) 의 도입 부분이다.
뭐, 꼭 그 스토리와 연결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쓰는 것은 조금 더 재미있을까봐...^^

ebay 에 들어가면 주로 "가장 빨리 경매가 끝나는 순서대로" 정렬을 해놓고 카메라 구경을 하지만, 별 것 없네 ('가격이 안맞네'와 같은 말) 싶으면 "경매에 올라온 최신 순서대로" 로 다시 정렬시키고 보는데, 이 때는 보는 것이 "buy it now" 가격을 본다.

파는 사람이 "buy it now" 가격을 설정해놓고, 그 가격에 살 사람이 있으면 경매를 거치지 않고 바로 그 가격에 팔겠다는 설정이다.
이것을 보는 이유?
물건을 파는 사람들 중에는, "경매? 그거 기다려야 하고 귀찮아... 가격만 맞으면 무조건 팔지, 뭐."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또, "이 정도 가격이면 OK. 양심 상 더 받는 것도 캥기는 걸." 하는 사람도 있고.

그 날 눈에 띈 것은 Contax 137MA.
Carl Zeiss Planar t* 50mm lens 와 마이너 업체의 고장난 줌렌즈 하나, 그 줌렌즈에 맞는 여러가지 필터들, 그리고 Contax TLA20 플래쉬.
모두 합해서 $60.
ebay에 올라온지 막 3분이 넘어선 item.



60불이면 정말 껌 값인데...^^
이 할아버지, 세간 전부 다 팔아제끼고 RV 사서 팔도유람 떠나니까 조건은 즉시불이란다.
하모요, 할아부지.

혹시 그 사이 (아마 1-2분?) 어떤 날쌘돌이가 보았을지도 모르는 일, 번개처럼 키보드를 두들기는데, 아마 그렇게 빨리 키보드 두들기기는 생전 처음이 아닐까 싶다.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지루했다.

그리고 카메라가 도착을 했다.
엥이?



바뀌었다!
내가 산 것은 Contax 137MA Quartz 인데 배달된 것은 Contax RTS!
아, 이를 어쩐다지?
부리나케 컴퓨터 자판을 두들겨 email을 때린다.
'주문하지 않은 카메라 (RTS)가 배달되었음. 어떻게 해야 할지 회신 바람"

약 1시간 후,
'미안함. 늙으면 어쩔 수 없음. 하지만 그것이 너의 행운일 수 있음. $20 우송료만 보내주면 원래의 카메라 (137MA)를 보내줄테니, 두 카메라 모두 가지면 좋겠음. 난 이미 DSLR 하나 준비하여 떠남. 만일 RTS를 돌려보내면 팔도유람 떠난 뒤라 받을 사람이 없음. 정말 미안함.'

지화자~
그렇지 않아도 갖고 싶어하던 Contax RTS 였는데, 거기에 덤으로 137MA 까지?
가만히 누워있는데도 절로 빙긋 웃음이 흘렀다. (You are so cheap!)
고맙심다, 할부지.



137MA Quartz, 이 친구 정말 멋진 친구다.
셧터 떨어지는 소리와 필름 오토와인딩 하는 소리가 정말 예술이다.
게다가 Carl Zeiss 렌즈까지......
작동상태는 아주 좋다.
필름 테스트를 해봐야지만, 아직까지는 아주 좋다.

아, 이건 내가 구매한 만큼의 행운이 아니다.
이제 새옹지마 이야기로 시작한 이유를 알 수 있을까?
아무 상관 없다고? --;

여하튼 먼저 137MA 부터 살펴보고 RTS를 보기로 한다.



땀에 젖고 먼지가 묻고....변색이 되고 때가 더께로 찌들어 있다.
오리지널 직물 커버 (?)...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는 모양이다.
저걸 교체해주어야겠다.

(200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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