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간밤에, 3군데 문의한 부품상 중 한군데에서 LCD 패널 재고가 있다고 연락이 왔다.
그런데......
견적 가격이 무려 $40 +운송비. --;;;
약 $50 정도의 가격은 주어야 한다는 답변. (꺼으 꺼으)

Minolta Maxxum 9000 구입가격이 $35 이었으니까, 이건 배보다 배꼽이 커도 엄청 큰거다.
우야꼬...?
다시 한 번, LCD 패널에 액정 죽은 곳을 보고... 또 보고...

됐다, 그기 니 운명인기라! ^^
그 정도 상처는 견딜만 한 것.
다시 하나씩 둘씩 부품들을 재조립하기 시작한다.
......

이제 스러져가는 필름 카메라의 현주소가 바로 여기에 있다.
e-bay 에서 썩어가는 친구 하나 초빙하려도 최소한 $20 는 필요한데, 운송비 더하면 결국 $30.
부품 하나 값이 카메라 한 대 가격과 같거나 또는 더 하거나......
뭐, Maxxum 9000 LCD 패널의 경우는 매우 심한 경우라 치더라도, 필름 카메라의 맞는 부품을 구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완벽하게 만들어 콜렉션으로 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은, 중고 필름카메라를 구입할 때 고장난 것은 사더라도 부품이빠진 카메라는 절대 사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저 잘 닦고 조이고 기름쳐서 깨끗하게 만들어 작업대 선반 위로 올려놓는다.
누가 아나?
언젠가 훗날, 다 깨지고 찌그러진 Maxxum 9000 하나가 무길도를 찾았는데, 그의 LCD 패널 하나만큼은 어린아이의 맑은 눈동자처럼 티 없이 초롱초롱한 눔으로 가지고 있을지......
그가 다시 일어서는 그 날을 기대한다.
나, Minolta Maxxum 9000 이야!
하는 포효와 함께......

세월이 가면
박인환 시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날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눈동자 입술은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200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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