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십부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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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18일 월요일

Minolta XG-1 (1)

Minolta XG-1 (1)









우리 주변에는 평소 온순하고 성실하고 조용히 자기 할 일 잘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고집을 부리며 버티는 친구들이 있다.
달래기도 하고 마주 화를 내기도 하고 얼르기도 하여도 도무지 요지부동(搖之不動).
하지만 그들은 시간이 조금 지나면 스스로 마음을 풀고 예전의 그 좋은 모습으로 돌아가는, 선천적으로 선한 이들 이다.
그들에겐 단지 혼자 추스를 시간이 필요할 뿐인 것 같다.

여기 그 같은 친구가 하나 있다.
Minolta XG-1.



미놀타에서 XG-7을 필두로 한 XG 씨리즈를 생산하기 시작한 1977년도는 미묘한 시점이었다.
잘 나가는 고급 XD 씨리즈가 있었고 기계식 SR-T 씨리즈가 아직도 단종이 되지 않은 싯점에서 경영진은 XD 씨리즈 아래의, 저가의 자동화된 카메라에 대한 market niche (틈새시장) 를 발견, 이를 공략하기로 한 것이었다.

작전은 성공.
많은 전문가용 기능들을 뺀 대신 싼 가격과 경량화 및 소형화 자동화된 카메라를 일반 소비자들은 환영하였고, 이에 자신감을 얻은 Minolta 에서는XG-1, XG-2, XG-9 등을 추가로 내놓으며 이 틈새시장에서의 발판을 확고히 하게 된다.



왜 첫 모델 이름이 XG-1 이 아니고 XG-7 이었을까?
그 해답은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으로일반적으로 추측하고 있다.

첫째는, Minolta의 본고장 일본에서는 "lucky" 하면 "7" 이고, "7" 하면 "lucky" 이다.
"lucky seven" 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하여튼 새로운 제품군을 출시하면서 재수 좋으라고 "7" 자 부터 시작했다는 설.

두번째는 제법 역사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1962년 미국의 존 글렌 우주비행사는 'Freedom 7' 이라는 우주선을 타고 지구 궤도를 선회하는데 이 때 가지고 간 카메라가 특수하게 변형시킨 Ansco 라벨의 Minolta Hi-Matic 카메라였다.
그래서 이 때 부터 새로운 제품군의 pioneer (개척자) 역할을 맡는 첫 제품 이름에는 '7'을 넣기로 했다는 설. (그럴 듯 한가?)



여하튼 Minolta 는 그 어느 시점부터 모든 새 제품군의 첫 모델은 '7'.
어느 제품군 모델 중 top-of-the-line 은 '9'.
그 밑으로 아마츄어용으로 '5'.
저가형 (좋은 말로 실속형) '3'.
이런 식의 명칭을 사용해 나간다.

대표적인 경우로 Maxxum (너무 오래된 모델을 예를 들면 모르니까) 을 예로 들어보자.
1985년 세계 최초의 (진정한) 오토포커스 SLR Maxxum 7000 등장.
곧 이어 프로용 Maxxum 9000, 아마츄어용 Maxxum 5000 및 입문용 3000 출시.
이런 식이다.
... 새해엔 좀 덜 아는 척 해야 되는데....(또 아는 척을 마음껏 했군) --; ''; --;



한데, Minolta XG-1 이 친구는 무엇을 하러 왔는가?
사실은 작동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 친구.
그냥 때 빼고 광내러 왔다.
여러 고정나사를 보건데 한 번도 뜯어본 적 없는 것처럼 보인다.

뒷커버를 열고 와인드 샤프트 붙들개를 이용하여 잘 잡아주고 살짝만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려주면, 100 이면 100 픽! 하는 느낌과 함께 가볍게 풀어진다.
(사실 아직 100 개 까지는 아니고....)
top 커버 고정나사들과 셧터막이 깨끗해보인다.



메인 스위치 고정쇠는 양쪽으로 홈이 있으므로 뾰족한 플라이어 끝으로 잡아서 돌려준다.
스패너 렌치를 쓸까 하다가 그냥 플라이어가 더 가까이 있어서...^^
점점 더 게을러지는 모양이다.

(200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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